입력 : 2016.08.11 20:00
여름 휴가철 이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지속되던 집값 상승세는 주춤해져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상승(5.06%)의 10분의 1 수준인 0.51% 오르는 데 그쳤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승인이 불허되는 등 규제가 시작됐고, 대구와 서울 송파구 등에서는 주택 공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까지 등장했다. 본지는 부동산 전문가 14인에게 하반기 주택·부동산 시장을 전망을 들어봤다.
◇전문가들 "하반기 집값 1% 미만 미미한 상승세, 지방은 하락세 지속"
전문가들은 "하반기 집값은 올 상반기와 비슷하게 1% 미만의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세에서 매매로의 전환 수요가 꾸준하고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어 전반적인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집값이 이미 "정점 전 단계(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 "사람 몸으로 따지면 어깨(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수준으로 올라 추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방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방 집값은 이미 전 고점을 넘어섰고 수도권도 중소형 집값은 과거 고점에 육박한 상황"이라며 "수도권은 저금리 현상으로 인한 내집 마련 수요의 강보합세를 이어가겠지만 지방은 가격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 등 수도권은 미미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지방은 입주 물량 급증, 기업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후퇴기 진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의 전세금 하락 현상은 일시적·국지적인 가격 조정일 뿐 전국적인 역전세난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많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금 하락 폭이 전년 말 대비 1% 수준을 넘지 않고, 하락 지역도 단기간에 물량이 급증한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며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전세금은 강보합 수준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도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세는 사라지고 있지만, 전세 수요는 여전히 많기 때문에 대세적인 전세금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임대 수익 얻을 수 있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 투자 유망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는 공급 과잉과 정부 규제가 꼽혔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최근 정부가 강남권 고분양가를 겨냥한 중도금 대출 규제를 도입했는데 부동산 시장 전체의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밀어내기식 분양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대출 심사 강화와 분양권전매제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상은 소폭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 강북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30억~50억원대 꼬마 빌딩이 꼽혔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강북 재개발 아파트는 소액의 투자금만 있어도 되고, 강남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 강북권 상품에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거주용이 아닌 임대 수익을 위한 소형아파트나 다가구 주택 등의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며 "서울 인접 지역으로 교통망이 개선되고 인구가 유입되는 광주·광명시 토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