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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의 大변신 새 金脈 찾는다

    입력 : 2016.07.14 03:07

    대형 업체들 생존 위한 사업구조 혁신 바람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구조를 바꾸는 변신에 나서고 있다. 저(低)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지난해부터 '반짝 호황'을 맞은 국내 주택부문도 향후 2~3년 내에 불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각 건설사들의 사운(社運)을 건 '미래 먹거리' 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건설사는 단순 도급형 건설사업에서 벗어나, '종합 디벨로퍼(developer)'로의 본격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일부 업체는 국내외에서 이미 가시적 성과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각종 세제(稅制)와 택지 분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뉴스테이를 신수종 사업으로 지정하거나, 환경·에너지 분야 중심의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선 회사들도 있다.

    건설의 大변신 새 金脈 찾는다
    /그래픽=이철원 기자
    대형 건설사들 디벨로퍼형으로 변신 중,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도 뛰어들어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꺼내 든 대표적인 경영 화두(話頭)는 '디벨로퍼형 건설사로의 변신'이다. 디벨로퍼형 건설사는 각종 프로젝트의 기획과 제안부터 설계, 자재 조달, 시공, 마케팅, 사후 관리와 운영까지 맡는 사업 모델이다.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쉽지 않지만, 일단 성공만 하면 일단 단순 도급 사업에 비해 수익률이 2~3배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디벨로퍼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도 "대우건설은 앞으로 시공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에너지 전문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SK건설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 E&S·SK가스 등 그룹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고유의 디벨로퍼 사업 모델 'TSP(Total Solution Provider)'를 수립,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도 9월까지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인 'HDC투자운용'을 세워 부동산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제안해 시작한 하노이 시내 신도시 건설 사업은 이달 초 주택단지 1차 분양에서 우리 돈으로 8억~27억원짜리 고급빌라 182채를 완판(完販)했다. 대림산업 역시 디벨로퍼로서 파키스탄 정부와 현지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30년간 운영하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GS건설은 경기 안산 사동 복합개발에 사업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시행자로 직접 참여해 9월 중 분양을 앞두고 있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도 건설업계의 새로운 '틈새시장'이다. 정부는 임대주택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회사에는 주택도시기금과 법인세·양도세·소득세 등 세제, 택지 분양 등에서 혜택을 주고 있다. 롯데건설이 작년 말 뉴스테이 사업을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했고, 대림산업도 임대주택사업을 주택 분야 신사업 모델로 지정했다.

    현대건설은 R&D를 통한 미래상품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011년 연구개발본부를 세우고 투자를 지속 확대, 102억원이던 R&D 투자 비용을 5년 만에 227억원으로 늘렸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원천기술을 사전에 확보하겠다"고 했다.

    국내외 수주절벽 눈앞에… "살기 위한 변신 시작돼"

    건설사가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것은 국내·외 시장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52억1809만달러(약 17조6600억원)로 지난 3년(2013~2015년) 상반기 평균인 313억달러(약 36조 7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내 건설업계의 '달러 박스'로 통하던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 직격탄을 맞으며 대형 공사 발주를 크게 줄인 탓이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수주했다가 손실을 본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따지기 시작한 것도 수주액이 감소한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건설사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주택사업 부문의 상황도 조마조마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향후 국내 건설경기 하락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산업의 수주액은 2~3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올해부터 국내 건설 수주 전망치는 작년보다 22.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택부문에서만 29%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18년 이후에는 매출 절벽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언제까지나 회사를 먹여 살리지 못할 것이란 점은 건설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건설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개발형 사업 모델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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