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11 19:56 | 수정 : 2016.07.11 21:05
“서울, 특히 강남의 집값은 더 오를까?”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린다.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미국 뉴욕 맨해튼, 일본 도쿄 롯폰기처럼 한국 주택 시장에서 ‘특수한 시장’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3.3㎡당 3298만원이다. 전용면적 84㎡인 경우 10억원을 넘는다. 반면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비오’에 따르면 일본 도쿄 도심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7007만원 수준이다. 뉴욕 도심 아파트는 3.3㎡당 5541만원이다.
세계은행 주택금융 고문을 지낸 버트란드 르노 박사는 서울 강남은 업무지와 가깝고 문화·교육 시설 등의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심이어서 고소득 전문직 등 비슷한 소득 수준과 문화적 취향을 갖춘 사람들이 몰린다고 분석했다. 르노 박사는 “서울의 강남으로 모여든 계층들은 자신들의 거주지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것을 선호하는 ‘자발적 공간 분리’를 선택하고 있고, 그 결과 집값도 더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전 세계 어디나 우리나라의 서울 강남처럼 부유층과 고가(高價) 주택이 몰려 있는 특수 지역이 있고, 이 지역들은 전체 부동산 정책에서도 예외로 인정된다”며 “다만 과거에는 강남 집값이 오르면 주변 집값도 덩달아 올랐지만, 앞으로 이런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경제가 처한 저성장·저금리 추세와 산업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강남 등의 집값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정체돼 있고,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1인 가구의 분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부양 인구 비율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주택 가격도 상승 일변도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런던이나 홍콩·뉴욕 도심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몰려 자기 돈이 아닌 회사 부담으로 거주하는 까닭에 소득에 비해 집값과 월세가 비싼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의 부촌인 강남권은 뉴욕·홍콩·런던 같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 도시가 아니어서 집값만 무작정 오를 수는 없다”며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스웨덴·독일·네덜란드와 같은 나라의 대도시 중에는 집값이 서울보다 저렴한 곳도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