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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이 밀어올린 집값… 서울 평균 5억 넘었다

    입력 : 2016.07.04 20:25

    /조선일보DB

    “그때 집을 샀어야 했는데…. 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내 집을 살 수 있었거든요. 아쉽네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6)씨는 최근 크게 오른 아파트값을 보면서 “2년 전 집을 살까 망설이다 그냥 전세로 들어간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김씨가 사는 전용 59㎡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년 전 4억7000만원이었지만 현재 5억4000만원으로 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2억9000만원에서 현재 4억3000만원대까지 뛰었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돼 있던 서울 집값이 작년 초부터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평균 5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평균 집값 5억원 돌파

    KB국민은행은 4일 “지난달 서울 아파트·단독·연립 등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작년 1월보다 평균 5400만원 오른 5억198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이 5억원을 넘은 것은 KB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국민은행 가치평가부 임희열 차장은 "2008년부터 조사가 시작됐지만, 당시 주택가격이 버블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주택가격은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은 201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2014년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만 4% 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강남구(3.64%), 서초구(2.57%), 송파구(2.1%) 아파트는 서울에서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개포동 등 일부 재건축 단지는 올해 들어서만 2억원 가까이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 규제 등으로 잠잠해졌지만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씩 아파트값이 무섭게 올랐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2007년에 기록된 최고점을 회복했고 시장 전체로 보면 이전 고점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택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상 최저금리 기록이 이어지면서 시중의 투자 자금이 그나마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자문팀 차장은 “고액 자산가들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다른 데 투자할 곳이 없지 않으냐’며 강남 재건축 매물을 찾아봐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의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시장의 양극화에 따른 '착시'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한두 달 사이에 5000만~1억원씩 급등하면서 서울 전체 주택시장이 과열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구와 광주 등 지방 주택시장은 시장의 과도한 침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지방 집값 격차는 줄어

    최근 4~5년간 지방의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울과 지방 간 집값 격차도 줄어들었다. KB국민은행은 5년 전인 2011년 6월부터 지방 광역시 평균 주택가격에 대한 조사를 발표했다. 초기 서울의 평균 집값은 4억8700만원 선이었는데, 당시 6대 광역시의 집값이 서울의 절반 수준에 도달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방 도시 중 가장 집값이 비쌌던 인천이 1억8700만원, 대전이 1억7700만원이었고, 광주는 1억1400만원 선에 불과했다. 그 결과 서울 집값이 광주에 비해서는 4.2배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4~5년 사이 지방의 집값이 훨씬 강세를 보이면서 상황이 변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의 평균 집값은 2억6100만원, 울산의 평균 집값은 2억550만원으로 서울의 절반을 넘어섰다. 4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던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도 평균 집값이 2억원을 돌파한 2억400만원을 기록해 서울과의 격차가 2.4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2010년 전까지는 지방에서 서울로 출근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도 서울에 집 가진 사람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식의 ‘지방 소외론’이 있었다”며 “2010년 이후에는 지방 집값도 상당히 올라 이런 소외론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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