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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부산·광주, 청약 열풍… 충남·전남, 미달 사태

    입력 : 2015.08.21 23:44

    [7월 비수기에도 청약률 6년반 만에 최고… 지역별론 양극화]

    지난달 평균 17대1 경쟁률,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최고치
    부산·광주·충북 과열 조짐… 충남·전남·대전 미분양 속출
    입주 시점에 경기 꺾이면 매물 쏟아져 집값 하락 우려

    지난달 29일 SK건설이 부산시 대연동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SK뷰 힐스' 아파트에 14만4458명이 몰렸다. 이는 부산 지역 역대 최다 청약 기록(작년 10월·'장전 래미안'·14만63명)을 넘어선 것이다. 신동주 SK건설 분양사무소장은 "입지가 좋고 분양가도 싼 편이어서 청약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계약도 사흘 만에 100% 끝났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분양권에 최대 40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있다.

    아파트 분양 열기가 여름 비수기에도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009년 1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월간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 등지에서는 분양할 때마다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려 경쟁률이 최고 300대1까지 치솟고 있다.

    월별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 추이. 올 7월 청약 경쟁률 높았던 주요 아파트.
    하지만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2개 지역에 청약자가 집중되면서 전국이 다 잘되는 것처럼 착시(錯視)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 시장의 지역별 온도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과열에 따른 투기 심리 확산과 2~3년 후 공급 과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수기에도 청약률 高空 행진

    '부동산114'는 21일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4만758가구에 70만625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17.1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말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2009년 1월(11.9대1)이 최고치였다. 이달에도 19일까지 평균 경쟁률이 18.9대1을 기록하고 있어 다시 한 번 월간 최고 경쟁률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보통 7~8월은 무더위와 휴가철 등이 겹쳐 분양 시장이 쉬어가는 시기인데 올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은 부산이다. 지난달 청약률 상위 10개 단지 중 6개가 부산에 몰렸다. 부산 대연동 'SK뷰 힐스'가 300대1을 넘었고 연산동 '연제롯데캐슬&데시앙'도 256대1을 기록했다. 지난달 부산 지역의 청약자는 모두 44만여명으로 전국의 65%를 차지했다. 경쟁률도 118대1로 전국 평균의 11배에 육박했다.

    부산과 함께 광주광역시와 충북도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광주는 산정동에 분양했던 '어등산한국아델리움' 1·2단지가 각각 49대1, 76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충북에서는 청주 호미지구에 선보였던 '우미린에듀파크' 1·2차에 3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반면 대전·전남·강원·충남 등 4개 지역에서 분양한 6개 단지는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인천과 경남 지역에서 분양한 6개 단지도 경쟁률이 간신히 1대1을 넘겼다.

    ◇"투기 수요 가세…공급 과잉 우려"

    청약 열기가 비수기에도 뜨거운 것은 저금리와 전세난 여파로 주택 실수요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1순위 자격 완화로 청약 문턱이 낮아졌고 기존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해 자금 마련 부담도 적다.

    최근에는 분양권 전매(轉賣)를 노린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지방에서는 청약 통장 가입 후 6개월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이 회복되기 때문에 통장을 아낄 이유가 없다"면서 "로열층에 당첨되면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어 '묻지 마 청약'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입주 시점에 경기(景氣)가 꺾이면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업체들도 지금 당장은 분양이 잘 되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2~3년 후 입주 대란이 올 것을 걱정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수도권은 향후 3년간 택지개발지구 지정이 중단되고 재개발·재건축 시장도 단기간에 활성화하기 힘든 구조여서 공급 물량이 계속 늘어나기 어려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방은 공급이 턱까지 차오른 상황이어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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