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4 19:50
서울 강남발(發)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체 9510가구 규모의 ‘가락시영’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이달부터 일제히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올 하반기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에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는 총 10곳, 1만3920가구에 달한다. 이 중 2737가구가 일반분양이다.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재건축 추진 중인 단지의 실거래가가 상승하고, 입주권 거래량도 급증하는 분위기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 쏟아져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한 SK건설 ‘대치 SK뷰’는 전용면적 59~125㎡ 239가구 중 39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한 ‘송파헬리오시티’도 8월 중 161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고덕숲 아이파크’를 공급한다.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도 강남권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한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팀장은 “올 상반기 분양이 없었던 강남권에 재건축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전체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서울 재건축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3004만원으로 작년 하반기(2897만원)보다 3.7% 상승했다. 이달 분양하는 가락시영 1차 전용면적 51.4㎡형은 7월 시세가 7억원에 달해 올해 초보다 9000만원이나 올랐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인근에 있는 M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면적 78㎡가 연초 대비 1억원 정도 오른 7억5000만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강남 분양 실적, 전국 부동산 시장에 영향”
‘대치 SK뷰’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900만~4000만원 초반으로 알려지고, ‘송파헬리오시티’도 최대 28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분양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과거 강남에서 시작한 시세 상승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지방 부동산 시세까지 연쇄적으로 상승시켰다”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 실적을 보면, 부동산 시장이 향후 상승·하락 중 어느 쪽으로 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입주권 전매(轉賣)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입주권 전매 거래량은 172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069건)보다 61.5% 증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입주권 전매 거래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라며 “서울 재개발·재건축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수도권과 지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재건축 시장도 호황
입지가 좋은 지방에 분양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며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청약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부산 ‘광안 더샵’(379대1), 부산 ‘해운대자이2차’(363대 1), 대구 ‘동대구 반도유보라’(273대 1) 등은 모두 재건축 단지였다.
하반기 수도권과 지방에도 주목할 만한 재건축 단지 분양이 이어진다. 8월 초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가 540가구를 일반에 분양하고, 대구 수성구 황금동엔 ‘힐스테이트 황금동’ 281가구가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