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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다, '트리플 강세'… 걱정된다, 전세난

    입력 : 2015.06.25 03:04

    전문가들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 예측 보니
    초저금리 영향으로 재건축은 살아나고… 월세전환 늘면서 전셋집 구하기 더 힘들어질듯

    올 상반기 주택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모처럼 활짝 웃었다. 꽉 막혔던 주택 매매 거래는 올 들어 3월 이후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깨뜨릴 만큼 숨통이 트였다. 집값도 대부분 지역에서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여름 비수기를 무색하게 할 만큼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연일 뜨거운 청약 열기를 뿜어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주택 매매 거래량과 주택 가격, 신규 분양 등에서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매물 부족이 심해져 전세 시장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정은 하반기 분양 예정이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물량임 /Getty images 멀티비츠
    ◇"매매·전세 동반 강세 이어질 것"

    하반기에도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 시장은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를 넘을 만큼 급등해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유인(誘因)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1.5%까지 낮추면서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줄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은 전세금과 매매가격 격차가 좁혀져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다"면서 "전세난에 지친 20~30대 젊은 층이 새롭게 주택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당분간 주택 거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 5월까지 50만건을 기록해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의 주택 구매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재건축 아파트가 대표적.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최근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 완화에 이어 금리 인하가 겹치면서 서울 강남 중심으로 재건축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가격도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올해 집값 전망치를 전국 2.5%, 수도권 3%, 지방 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전국과 지방은 0.5%포인트, 수도권은 1%포인트 더 올라간 것이다.

    전세금도 저금리와 재건축 이주 수요 등과 맞물려 상승 압력이 높을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 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들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고 전세가율이 높아져 전세금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열기 지속…"지역 따라 온도차"

    상반기 아파트 분양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청약 경쟁률은 전국 평균 8.7대1로 작년 상반기(4.5대1)보다 배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대구(77.4대1), 광주(58.2대1), 부산(45.4대1) 등 지방의 경쟁률이 더 높았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청약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로 청약 문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금리 인하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하반기 전국에서 분양할 아파트가 17만4000여 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반기(23만여 가구)보다 22%쯤 줄어든 만큼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도권이 10만8000여 가구로 지방보다 많다.
    하반기 주요 분양 예정 아파트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서대문구 '북아현힐스테이트'(1226가구), 서초구 '반포한양자이'(606가구), 송파구 '가락시영재건축'(951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하남 미사강변도시(2936가구), 화성 동탄2신도시(8764가구), 인천 송도국제도시(1406가구) 등 택지지구에서 물량이 풍성하다.

    지방은 상반기 대비 34% 감소한 6만6000여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충남이 1만3747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8913가구) ▲부산(8001가구) ▲세종(6971가구) ▲충북(6686가구) ▲경북(6420가구) ▲대구(4645가구) ▲강원(4228가구) ▲전북(2896가구) ▲전남(2402가구) ▲대전(741가구) 순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공급이 급증하면서 입지와 분양가 등에 따른 지역별, 단지별 청약 성적에도 온도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부채 등 변수는 없나?

    하지만 변수도 있다. 금리 인상과 가계 부채가 복병(伏兵)으로 거론된다. 가계 부채가 10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리의 동반 상승도 불가피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언젠가 금리가 오르고 시장이 가라앉으면 지금 대출로 집을 산 30~40대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낮은 금리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대출은 집값의 30% 정도로만 받는 게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량 증가도 주목해야 한다. 올 상반기 공급된 아파트는 23만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 가구)보다 10만 가구 정도 늘었다. 특히 대구·부산 등 일부 지방의 경우 지난 2~3년간 신규 공급이 집중됐던 만큼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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