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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이 불붙인 아파트 청약 열기 식지않네

    입력 : 2015.03.29 14:48

    “아파트 사실 거예요?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하남 미사강변리버뷰자이’ 모델하우스. 4~5명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 관계자들이 모델하우스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현재 분양가보다 프리미엄이 5000만~1억5000만원이 붙었다”며 “분양권을 팔 생각이면 꼭 연락 달라”고 호객행위를 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아파트 분양 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국 곳곳에 세워진 모델하우스는 3주째 인산인해를 이뤘다. 27일 문을 연 ‘미사강변리버뷰자이’ 모델하우스엔 오후 6시까지 5000여명의 사람이 몰렸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자양동 주상복합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는 일반 분양물량이 129가구에 불과하지만 첫날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4000명을 넘었다. '의정부 민락2지구 호반베르디움 1차'는 주말 사흘 동안 1만3000여명,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기흥’과 ‘’힐스테이트 서산’의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내내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이 몰렸다. 김남주 미사강변리버뷰자이 분양사무소 기획팀장은 “작년 11월 지금과 같은 지역인 미사강변에 센트럴자이를 분양할 때보다 더 뜨거운 열기”라고 말했다.

    올해 초 다소 주춤했던 수도권 지역 청약경쟁률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청약을 한 전국의 아파트 총 24개 단지 중 15곳은 1순위로 청약이 마감됐다. 수도권 아파트 8곳 중에는 7곳이 1순위 마감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여경희 연구원은 “청약 1순위 자격요건 완화와 저금리 기조, 안심전환대출 등이 엮이면서 분양시장은 극성수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호황을 만드는 것은 주택 실수요자들이다. ‘하남 미사강변리버뷰자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난 이모(44)씨는 “하남시에서 10년째 살고 있는데 이번에 한번 갈아타보려 한다”며 “주변 주민 중 많은 수가 미사지구로 이사하였고, 벌써 프리미엄이 1억이 붙었더라”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의 분양팀장은 “요즘은 투자자보다 실제 거주를 원하거나 자식들을 위해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호황으로 4월에만 역대 최대인 5만6800여 가구가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2007년 1월부터 현재까지 한 달 평균 분양 가구 수인 1만6862가구의 3배가 넘고, 2007년 4월부터 매년 4월 한 달 평균 분양 가구 수(2만109가구) 2.8배 많다.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난 올 3월(4만2533가구)보다도 33% 늘어난 양이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올 들어 가장 많은 3만7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서울에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인 금천구 독산동 ‘캐슬골드파크 3차(1246가구)’,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e편한세상 아현역(1910가구)’, 성동구 금호동2가 재개발 아파트인 ‘신금호 파크자이’가 일반 분양한다. 경기도에서는 위례·동탄2신도시, 남양주 다산진건지구 등에서 대단지 분양을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4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건설사들이 계획대로라면 3월에 공급했어야 할 물량을 4월 이후로 미룬 측면도 있고, 부동산 분위기가 좋을 때 서둘러 분양하자는 의도도 겹쳐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파트 분양 열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연구원은 “안심전환 대출 등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볼 때 현재 시장은 실수요자가 움직이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6개월 정도는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분양 열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청약 경쟁률에 무리한 대출을 받는 행위 등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신규 분양시장 외에도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 거래도 활발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까지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총 1만1489건으로 2월 거래량(9478건)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 조사 이래 3월 거래량으로 가장 많았던 2006년(1만1854건)에 육박한 수치로, 월말까지 거래량을 더하면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소형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구가 27일 현재 1056건으로 가장 많았고, 마곡지구 입주 등의 영향으로 강서구(930건)가 2위, 대규모 재건축 단지 이주로 전세난이 심한 강동구(815건)가 3위였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거래량 증가로 서울 일반 아파트도 1000만∼2000만원씩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여전하고 최근 금리 인하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구매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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