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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살린 '부동산 불씨'… 전문가들 "강력한 규제 완화 더 필요"

    입력 : 2014.10.20 03:04 | 수정 : 2014.10.20 03:12

    ['9·1 대책' 다음은 없나]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 반전… 일반 주택 매수세도 크게 줄어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폐지 등 투자 심리 되살릴 대책 절실

    '9·1 부동산 대책' 이후 활기를 띠던 주택 매매 시장이 최근 다시 소강상태에 빠졌다. 급등했던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일반 아파트 거래도 주춤해졌다. 그나마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수요자가 여전히 몰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공언했던 9·1대책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될 경우 살아나던 투자 심리가 급랭(急冷)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열기 식는 재건축

    지난달에만 최대 3000만원까지 값이 올랐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의 가격은 이달 19일 현재 원상태로 복귀했다. 지난달 최고 11억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던 이곳 아파트(전용 112㎡)는 지금 11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단지 전체 아파트 거래량도 이달 들어 4건에 그쳐 지난달(19건)의 5분의 1 수준이 됐다. 박준 '잠실박사공인' 사장은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지난달 활발했던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신도시 주간 아파트값 최근 변동률. 최근 주택 매매 거래 지수 추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도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전용 50㎡)는 이달 들어 3000만원, 대치동 '은마아파트'(102㎡)는 2000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일반 아파트들의 거래도 뜸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 폭이 그 전주(前週)보다 낮아졌다. 특히 9·1 대책의 재건축 연한 단축 방안의 수혜지로 꼽혀온 서울 노원구는 지난주 평균 아파트값이 0.01% 떨어지며 주간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양천구의 주요 단지도 최대 25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렸다.

    ◇청약 열기는 후끈

    기존 주택과 달리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아직 뜨겁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청약받은 아파트들의 평균 경쟁률은 18.6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청약 경쟁률(5.41대 1)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 기간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위례자이는 1순위에 6만2000여명이 몰리며 평균 13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도 1순위에서 72대1의 청약 경쟁률로 마감했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선보인 공공분양(A8블록) 아파트 역시 1순위에 7306명이 접수해 평균 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자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뭉칫돈이 분양권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22만843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6만3484건)보다 40%쯤 늘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 입법 늦어지면 거래 급랭될 수도"

    전문가들은 9·1 대책으로 살아나던 매수세가 최근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한다. 부동산 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국내외 실물 경기 불안이 계속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부터 부동산 관련 법안 심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핵심 법안들의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5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과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폐지는 야당이 쉽게 합의해 주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매도자(집주인)가 내놓는 매물 가격과 매수자가 희망하는 가격 사이에 격차가 커지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불안한 국내외 경제 상황 때문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며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폐지를 비롯한 추가 규제 완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어렵게 살려놓은 시장이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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