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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2.0] 50도 넘는 태양열에 습도·먼지… 국왕까지 나서 "현대건설 믿는다"

    입력 : 2014.10.06 03:05

    카타르 건설 현장 르포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
    12억2000만달러 대형 프로젝트
    최첨단 공법 동원해 바닷가 옆 건설

    여름 평균 온도가 50℃를 넘나드는 열사(熱沙)의 나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1시간가량 이동하자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현장이 나온다. 차에서 내리자 작열하는 태양과 바닷가의 높은 습도, 그리고 공사장의 희뿌연 먼지에 숨이 턱 막힌다. 공사 현장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동남아시아 인부들이 안전모에 안전화, 마스크,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안전줄을 맨 상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현장은 현대건설이 카타르 월드컵 메인 스타디움이 들어서는 루사일 신도시에서 도하의 중심인 알 와다(Al Wahda) 인터체인지까지 약 6km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한다. 듣기에는 짧은 고속도로 공사처럼 보이지만 공사 규모만 12억2000만달러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고속도로는 난도(難度)가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세계 어느 건설 현장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최첨단 공법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펄(Pearl)IC 공사현장. 현대건설은 루사일 신도시에서 도하까지 물막이 작업을 한 뒤 고가도로와 교차로·터널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펄(Pearl)IC 공사현장. 현대건설은 루사일 신도시에서 도하까지 물막이 작업을 한 뒤 고가도로와 교차로·터널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현대건설 제공
    ◇우회도로 건설, 바닷가 현장 특성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에서는 현대건설의 대형 굴착기 5~6대가 굉음을 내며 땅을 파고 있었다. 짧은 공사 구간이지만 루사일 공사 현장에는 하루 최대 2000여명이 동원되는 대공사다.

    고속도로 공사는 길을 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 현장은 달랐다. 이 도로공사가 유별난 것은 임시 우회도로를 건설해 현재 교통량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압전선 등 지중물 15종류를 임시 이전 후 새로 설치해야 해 매우 까다롭다. 관계기관만 25개, 받아야 할 인허가만 200여개에 이른다.

    하영천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새로 도로를 만드는 것보다 공정이 까다롭다. 도로 밑에 설치된 상하수도 설비와 전기배선 등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도로 밑으로 2m 넘는 마이크로터널을 만들어 배수시설과 전선 등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이 바닷가 옆이라 계속해서 변수가 발생했다. 해수가 공사현장으로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땅을 3m만 파도 즉시 해수가 현장으로 밀려들어 왔다. 설계도대로 공사를 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선 고난도(高難度) 작업의 연속이다. 당초 수요예측을 한 것보다 해수가 들어오는 양이 3배가 많았다. 이런 지층에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해선 연약한 해상 점토층 좌우로 해수를 빼내는 일이 우선이다. 현대건설은 30m가량 땅을 파고 양옆에 파일을 박았다. 지하 30m 가까이 파면 주변 토사가 무너져 내리거나 바로 옆 바닷가에서 해수가 스며드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다.

    공사 현장이 카타르의 대표적인 부촌(富村)이라는 점도 공사에 걸림돌이다. 현장에는 왕궁과 각국 대사관, 복합 주거단지 등이 여기에 밀집돼 있다. 자칫 통신 케이블이나 수도관을 잘못 이설할 경우 엄청난 민원에 시달릴 수 있다. 하 소장은 "우회도로를 만들기 위해 협의해야 할 관계 기관만 25곳으로 초기 공사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카타르의 랜드마크 만들다

    카타르 연도별 수주액

    현대건설은 루사일 고속도로의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추가 수주를 따냈다. 알 와다 인터체인지에 들어설 조형물 '아트 스케이프'(Art scape)다. 이 조형물 공사는 높이 100m, 무게 500톤(t)의 철제 아치에 3000t 규모 전망대를 케이블로 연결한다. 이곳에는 영화관과 전망대, 케이블카 승강장 등이 들어선다. 카타르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될 고속도로 위의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수주 금액만 3000억원이다.

    카타르 랜드마크 공사 수주는 공교롭게 현대건설을 애 먹였던 임시 우회도로 덕분에 가능했다. 카타르 국왕은 루사일 고속도로 임시 우회도로를 지나며 임시 도로지만 정식 도로 못지않게 지어졌다고 칭찬했다. 하 소장은 "카타르 국왕이 '현대를 믿겠다. 꼭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와 현대건설의 인연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건설은 1982년 도하 쉐라톤 호텔을 시작으로 카타르에서 총 11개 공사를 진행했다. 50억달러가 넘는다. 현재는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을 비롯해 5개 현장에서 총 28억4000만달러 공사를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하 소장은 "루사일 고속도로와 항만확장 공사 등 대형 국책사업을 잇달아 진행하면서 후속 패키지 공사는 물론 대규모 인프라 토목 공사도 추가 수주할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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