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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부동산 시장] 7월 주택거래 작년의 2배… "내달 분양 올 들어 最大"

    입력 : 2014.08.19 03:00 | 수정 : 2014.08.19 09:25

    [부동산 景氣지표 일제히 상승… 비수기에 가격 올라]

    - 거래량·가격상승 모두 호조세
    서울 강남·노원·중랑 등 확산, 경매 응찰자도 올 최고치 기록

    - 아직은 급매물 위주로 문의
    "규제 완화법안 국회 통과땐 주택시장 회복 더 빨라질 듯"

    이달 8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문을 연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모델하우스. 평일 낮인데도 모델하우스 앞에는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100m 정도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하루 동안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은 9000여명. 분양 성적도 좋았다. 1순위 청약에서 최고 경쟁률 30대1로 전(全) 주택형을 마감한 것. 분양 대행 업체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부동산 비수기인 여름철에 분양했는데도 정부의 규제 완화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에 힘입어 구매 심리가 회복되면서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일제히 개선되고 있다. 2개월 연속 감소했던 주택 거래가 늘고 집값도 오름세를 탔다. 경매 시장은 여름 비수기에도 투자자들로 북적댄다.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아파트 신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거래 늘고 집값 상승세도 뚜렷

    이달 11일 서울 동부지법 경매 법정,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아파트(전용면적 85㎡)가 매물로 나오자 입찰에 참가한 응찰자 19명이 단상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이 아파트의 낙찰 가격은 8억8800만원. 감정가(9억원)와 맞먹는 수준에 팔렸다. 부동산 경매 정보 업체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8월은 여름 휴가철인데도 이달 경매 한 건당 평균 응찰자 수만 8.1명으로 올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 징후는 주택 매매 시장에서 한층 뚜렷하다.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총 7만685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만9608건)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의 경우, 강남(431건)·서초(356건)·송파(380건) 등 강남 3구(區)뿐 아니라 노원(602건)·중랑(356건)·성북(352건)구 등 비(非)강남권으로 매매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1주일간 다섯 채가 거래됐다"며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의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들이 이번 기회에 집을 장만하자는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했다.

    집값 오름 폭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0.02%였던 전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2주 전 0.04%에서 지난주 0.06%까지 올랐다. 서울 역시 같은 기간 보합(0.00%)에서 0.0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이 이달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주택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다음 달 추석 연휴가 끝나면 아파트 거래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신규 분양 대거 쏟아내

    대형 건설업체 A사는 2008년 경기도 양주에서 매입한 땅에서 다음 달 아파트 분양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1500여 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땅을 살 때만 해도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침체된 주택 경기가 장기화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곳. A사 분양 담당자는 "올 들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청약률이 높게 나오는 데다 유(有)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 분양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가을 분양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경기 침체기에 청약 일정을 미뤘던 아파트 단지를 대거 쏟아내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 선보이는 신규 분양 아파트는 총 4만9275가구로 올 들어 월별 분양 물량으로는 가장 많다. 특히 지방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증가한 3만1788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서초동 '우성3차'는 다음 달 일반 분양에 들어가고 '우성2차'는 올 연말 이주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보따리'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주택 경기가 본격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송파구 잠실의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가격도 1000만~2000만원씩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수 주거복지연대 전문위원은 "정부의 정책 발표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시장이 더 빠르게 살아날 수 있다"며 "국내외 경제 여건 개선 등 실물(實物)경제 전반이 회복되느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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