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02 01:01
[LTV·DTI 규제 완화 첫날, 은행·부동산 중개업소는…]
- 강남 부동산 중개업소
"오전부터 상담 전화 잇따라… 집 살까 고민하는 세입자 늘어"
- 휴가철 겹쳐 아직은 한산
"이사철 시작되는 8월말 이후 주택 거래량 늘어날 듯"
12년 만에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함께 풀린 1일 은행 각 지점에는 신규 대출을 묻는 고객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데, 대출 한도가 얼마 정도 늘어나느냐"는 문의 전화가 더 많이 걸려 왔다.
LTV·DTI 대책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 지역의 중개업소에선 이미 주택 대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초구 반포동의 M부동산공인 직원은 "평소에는 오전에 문의 전화가 거의 없는데 오늘은 상담 전화를 5통이나 받았다"며 "고가(高價) 아파트는 대출도 많이 받을 수 있고 전세금도 집값의 70% 수준이어서 아파트 매입을 고민하는 세입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이사철 시작되는 8월 말부터 대출 늘어날 것"
전문가들은 LTV·DTI 규제 완화 정책이 기한(期限)이나 대출 총액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는 휴가철까지 겹쳐 있어 주택 대출 수요자들이 실제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은행 유구현 부동산금융담당 부행장은 "이번 대책은 정부가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 경기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밝혔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이사철이 시작되는 8월 말이나 9월 사이에는 신규 대출 수요도 늘고, 주택 거래량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LTV 규제가 완화돼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만기 10년 초과 대출을 받을 경우 6억원 이하의 LTV가 현행 60%에서 70%로 10%포인트 늘어나는 반면 6억원 초과 아파트는 50%에서 70%로 20%포인트 증가해 대출액도 늘어난다. 부동산114가 수도권 소재 아파트 36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억원 초과 고가 주택은 42만4526가구이고 이 가운데 서울에 33만909가구(78%)가 밀집해 있다.
서울 고가 주택의 60%(19만9000가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다. 강남 지역 거주자는 소득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아 DTI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 가능액도 크게 늘어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남 지역에서 주택 거래량이 먼저 증가하면 다른 지역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전세 세입자들도 주택 구입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고정금리·원금 분할 상환 대출 받으면 DTI 최고 70%까지 늘어나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고려 중인 소비자들은 이번 대책으로 본인의 대출 한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은행 창구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지역과 금융권에 관계없이 LTV는 70%, DTI는 60%로 과거보다 10~20%포인트씩 확대하는 것이다. 지방은 원래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 당국은 여기에다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고, 거치 기간을 1년 이내 원금 분할 상환하는 것으로 함께 선택할 경우 DTI 적용 기준을 10%포인트 더 확대해 70%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때 받는 집단 대출과 미분양 주택 담보대출은 새 DTI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새로운 DTI 기준은 서울·경기·인천 전 지역에 적용되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령상 자연보전권역 중 가평·양평·여주 등과 접경 지역, 안산시 대부동 등 도서 지역은 제외된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주택 가격 대비 대출금의 비율. 1일부터 1·2금융권 구분, 지역 구별 없이 70%(현행 50~60%)로 확대됐다.
☞DTI(총부채상환비율)
대출자의 연간 소득에서 매년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 1일부터 60%(현행 50~60%)로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