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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 승승장구… 올 700억弗 수주 청신호

    입력 : 2014.06.26 03:05

    중동 지역서 잇따라 대규모 프로젝트 따내며, 해외 수주액 5개월 만에 300억달러 넘어서
    지하철·고속도로 건설 등 사업 분야 넓히고, 브라질·알제리·영국 시장 새롭게 공략하기도
    "하반기 수주까지 합치면 작년보다 10% 늘 것"

    국내 건설업계가 2010년에 이어 4년 만에 해외 건설 수주(受注) 7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연초부터 이라크·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 잇따라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며 5개월 만에 3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주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약 200억달러)가 있었던 2010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역대 최단 기간에 거둔 성과다. 특히 5월 말까지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달러)보다 30% 이상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발주가 몰리고 올 하반기 쿠웨이트·이라크·카타르 등지에서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어 연간 목표 수주액 달성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북부 루와이스에 지은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복합 정유 플랜트
    GS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북부 루와이스에 지은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복합 정유 플랜트.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오른 해외 건설이 4년 만에 다시 날개를 달았다.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는 700억 달러.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미 연초부터 중동(中東) 중심으로 초대형 수주 소식이 잇따라 날아들면서 수주액 300억달러를 돌파해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GS건설 제공
    ◇시장 진출 다변화…초대형 수주 잇따라

    올 들어 해외 건설 수주의 특징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신규 시장 진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대규모 프로젝트도 잇달아 따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제 살 깎아먹기 식' 출혈 경쟁을 피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것이 해외 건설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꼽힌다.

    올해 업계 최초로 해외 누적 수주 1000억달러를 돌파한 현대건설은 브라질·칠레 등 중남미 시장을 새롭게 공략 중이다. 지난해 외국 선진 건설사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유럽에도 처음 진출하며 시장 다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135억달러를 수주한 여세를 몰아 기존의 중동·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영국 등 선진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수주액(32억달러)이 작년 같은 기간(5억5000만달러)의 6배에 육박하고 있다. 공사 종류도 싱가포르의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나이지리아의 바란 인필 가스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카타르의 뉴오비탈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다양해졌다.

    대림산업은 이달에만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 총 5억7100만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과 지하철 공사를 각각 수주하는 등 그동안 정유·발전 플랜트에 집중했던 해외 사업을 토목·건축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GS건설도 쿠웨이트의 클린 퓨얼 프로젝트, 알제리 카이스 복합화력발전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연속으로 따내 작년 같은 기간(10억6775만달러)보다 수주액이 5배 급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필리핀 민자 발전회사인 서마 비사야스와 5억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국내 건설사의 지역별 해외 공사 수주 규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하반기도 순항…환율이 변수로 떠올라

    사실 지난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공사 성적은 낙제점이었다. 2000년대 후반 해외 건설시장에서 저가(低價) 수주를 남발하는 등 업체 간 과당 경쟁의 여파로 대다수 업체가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면서 줄줄이 '어닝쇼크'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중동을 중심으로 한 정유공장과 화력발전소 등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업체 간 과당 경쟁을 피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 확률을 높인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올해 수주액의 70% 이상(247억달러)을 중동에서 끌어모았다. 이어 아시아가 62억달러(18.7%)로 2위를 차지했고 중남미(11억달러), 아프리카(5억달러) 순으로 해외 영업이 활발히 이뤄졌다.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해외 건설 수주 목표치인 700억달러는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해외 건설의 최대어(最大魚)로 꼽히는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NRP) 프로젝트의 메인 패키지 입찰이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총공사비 140억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에는 사전 입찰자격 심사를 통과한 6개 컨소시엄 중 5개 컨소시엄에 국내 업체가 포함됐다.

    한 대형 건설업체 해외영업담당 임원은 "올해 5월까지의 중동 지역 공사 발주 금액이 8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연간 발주 금액(123억8000만달러)의 65% 수준에 이른다"며 "하반기 수주까지 합치면 올해 수주액이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도 만만치 않다. 중동은 이라크 내전(內戰)을 겪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의 쿠데타 등 불안한 정세가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지속되는 원화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신규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해외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 중심의 발주 물량 증가, 건설업체들의 선별 수주, 정부의 해외 건설 지원 대책 등에 힘입어 수주의 질(質)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수익성 높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다면 양과 질 모두에서 '제2의 해외 건설 붐'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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