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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분양전환 임박 '한국판 베벌리힐스' 한남더힐

    입력 : 2013.09.06 17:07 | 수정 : 2013.09.06 17:31

    분양가 3.3㎡당 4500만원 추진…강북 최고가 주택 기록할지 관심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고급 주거단지 ‘한남더힐’에 부동산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급 단지로 개발된 탓에 한남더힐은 분양 당시부터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곳이다.

    입주시점으로부터 2년 반이 지난 지금, 시장이 또다시 한남더힐을 주목하고 있는 것.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한남더힐은 상징성을 가진 아파트 단지다. 단국대 한남동 캠퍼스를 재개발한 한남더힐은 개발 초기부터 철저히 커뮤니티빌리지(Community village)인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표방했다. 여기에 한남동이라는 부촌에 단지 앞 한남대교를 통해 강남, 강북을 쉽게 오갈 수 있다는 입지여건도 인기 비결로 꼽혔다.

    1. 한남더힐 내부 단지 모습 2. 한남더힐 조감도
    한강과 남산을 앞, 뒤로 두고 있는 배산임수 지형에 위치한 한남더힐은 지상 3~12층짜리 33개동에 용적률 120%가 적용돼 쾌적하며 내부에 파티룸과 게스트룸, 수영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남더힐은 분양 당시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먼 사태 이후 부동산 경기가 냉각된 상태에서 진행된 분양에서 한남더힐은 당시로선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평형 분양이 완료됐다. 2009년 2월 실시된 전용면적 177~244㎡(463가구)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4.3대 1, 최고 경쟁률은 51대 1을 기록했다. 그해 8월에 진행된 전용면적 59㎡형은 133가구 분양에 7240명이 신청, 최고 5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한남더힐은 국내 최고 건축가가 모델하우스를 설계하는 등 분양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입주민·시행사 간 가격 차이 커

    부촌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한남더힐은 임대료도 상당하다. 전용면적 87㎡형은 소형임에도 임대보증금이 5억2000만원, 월 임대료는 60여만원에 이른다. 나머지 평형대도 임대보증금이 3.3㎡당 2500만원 수준이며 최대 평형인 332㎡는 임대보증금 25억2070만원에 월 임대료만 400여만원에 달한다. 임대보증금만 웬만한 강남 중대형 아파트값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한남더힐은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한남더힐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분양전환 가격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입주에 들어간 한남더힐은 최고급으로 지어졌지만 현재까지 법적으로는 임대아파트다.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지난 2009년 초 단지를 개발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일반분양이 아닌 민간임대주택으로 허가받아 지었다. 현행법에 따라 민간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인 5년 중 절반인 2년6개월 이후부터는 세입자와의 협의에 따라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결국 2009년 2월에 분양한 가구는 입주 후 2년 반이 지나 세입자와 협의만 거치면 9월부터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레 관심은 한남더힐이 얼마에 분양전환 될지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울 최고가 단지로의 탈바꿈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근에 위치한 유엔빌리지를 비롯해 청담동, 압구정동 일대 고급빌라, 아파트 입주민들이 한남더힐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와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지난 7월부터 분양전환 가격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은 적정 분양전환 가격으로 3.3㎡당 3000만~3500만원 선을 요구하는 반면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45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가격 차이만 3.3㎡당 1000만~1500만원으로, 분양가로 환산하면 수억원에 이른다. 한남동 정보뱅크공인의 윤각로 대표공인중개사는 “당시만 해도 입주후 2~3년이 지나면 시장이 회복돼 값이 3.3㎡당 4500만원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측은 8월 말까지 각자 선임한 감정평가회사 결과를 제출해 적정 가격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남더힐 주변에서는 양측 결과를 토대로 9월부터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돌입하며 희망 입주자에 한해 1차로 10월 중 분양전환을 추진하고 2차 분양 협상은 임대가 만료되는 오는 2016년에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한남더힐의 분양전환 가격이 시행사 계획대로 3.3㎡당 4500만원 선에서 결정되면 한남더힐은 단숨에 서울 강북 최고가 주거단지에 오르게 된다. 현재 강북지역에서 가장 비싸게 분양한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4200만원인, 성수동에 들어선 갤러리아포레였다.

    바로 옆 유엔빌리지도 한남더힐이 얼마에 분양 전환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엔빌리지는 국내 유일한 커뮤니티 단지로 비교대상이 없었는데 만약 한남더힐이 유엔빌리지를 넘어서는 수준에서 분양 전환되면 지역 집값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엔빌리지 고급빌라는 3.3㎡당 35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9월부터 본격적인 가격 협상 돌입

    관심은 주민들이 얼마나 분양전환에 동의할지 여부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한남더힐 입주민 카페에는 분양전환에 대한 입주민들의 다양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까지 입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은 단지가 가진 희소성은 인정되지만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분양전환 가격이 3.3㎡당 4000만원 이상은 부담된다는 것이다. 전문의인 한남더힐의 한 입주민은 “청약 당시만 해도 2년 반 후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많았던 데다 임대아파트여서 취득세나 등록세, 보유세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등 장점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 요즘같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누가 유엔빌리지보다 비싸게 분양을 받으려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고가 분양에 대한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라도 분양전환이 애를 먹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역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남더힐을 분양받으면 자칫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이런 소문 때문에 일부 입주민들의 경우 중간에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 하지만 5년 의무 임대라는 규정에 이도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는 오는 10월 1차 분양 전환을 실시하겠지만 상당수 입주민들은 이번 분양전환 가격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5년 임대기간을 다 채우고 매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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