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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미분양된 아파트, 전·월세로 돌린다

    입력 : 2013.07.25 03:09

    [국토부, 18만 가구 공급 줄이기로… 4·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

    용인 등 미분양 쌓인 지역, 새 아파트 분양 제한하기로
    청약 앞둔 26개 보금자리주택, 9개 신도시지구 사업 연기
    일부 "실수요자 지원책 없어"

    4·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 주요 내용 표
    정부가 2016년까지 4년간 수도권에서 공공·민간 주택 18만 가구 공급을 줄이는 계획을 내놓았다. 공급을 줄여 수요를 진작시키겠다는 뜻을 담았다. 국토교통부는 4·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급 조절 계획을 24일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 보고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이날 "아직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도 하루빨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4년간 매년 4만여 가구 감축

    이번 계획에 따르면 2016년까지 공공주택에서만 17만 가구 공급을 줄인다. 우선 사업 초기 단계인 고양 풍동2지구는 지구 지정을 취소해 2000여 가구,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지구 면적을 줄여 2만7000가구를 각각 감축한다.

    사업이 진행 중인 공공택지에서는 지구별 상황을 감안, 2016년까지 공공분양 주택을 민간분양 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주택사업 승인·청약 시기를 늦춰 9만 가구를 추가 감축한다. 청약을 앞둔 26개 보금자리주택지구와 9개 신도시지구 등은 청약을 연기해 5만1000가구 공급을 줄인다.

    이 같은 조치는 2008년 이후 수도권 주택 수요가 위축된 데 반해 공급은 너무 많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주택 시장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3년간 수도권 주택 수요는 연평균 24만8000여 가구였으나 공급은 26만4000여 가구로 매년 1만6000가구가 넘쳤다.

    ◇민간 건설사 '후분양 전환' 지원

    민간 건설사에는 대한주택보증이 분양보증을 심사할 때 분양 성공률 평가 비중을 30%에서 50%로 늘려 미분양 위험이 큰 지역은 분양보증 수수료를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이 많은 용인·화성·고양·파주·김포 등에서는 분양보증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사업이 줄어들 전망이다.

    가로등도 졸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24일 저녁 경기 용인 지역 한 아파트 단지. 불이 꺼진 가구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용인·김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이처럼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가 많아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다
    가로등도 졸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24일 저녁 경기 용인 지역 한 아파트 단지. 불이 꺼진 가구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용인·김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이처럼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가 많아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명원 기자
    건설사가 분양하지 않았거나 공사 중인 미분양 물량을 후분양으로 전환하면 대한주택보증이 지급보증을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분양가의 50~60%에 달하는 공사비를 저리(低利)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국토부는 "건설사 판단에 달려 있지만 1만 가구 이상은 후분양으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미분양이 쌓인 지역에서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이른바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를 임대주택으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수도권에서 임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택은 올 하반기 수도권에 분양하는 1만8000가구와 미분양 주택 3만3000가구 등 5만1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1만7000가구 입주 시기를 1∼2개월 앞당기고, 기존 주택을 매입해 전세 임대로 돌리는 물량 3만6000가구도 하반기에 집중 공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는 집을 실제 사려는 실수요자를 위한 지원책이 빠져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미흡하고, 내용 자체도 주택 공급 시기를 2017년 이후로 늦춘 것에 지나지 않아 나중에 공급 과잉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물량 축소 방안은 이미 알려진 내용인 데다 물량 조절도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이 당장 살아나거나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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