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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집값 회복세 주춤… "남은 규제 더 풀어야"

    입력 : 2013.06.04 03:08

    [4·1 부동산대책 그 후 두달] [상] 반짝 상승에 머무나

    - 아파트값 두 달간 0.73% 올라
    대표적 침체지역 고양·김포, 4월 거래량 두배 가까이 늘어

    - 6월 말로 취득세 감면 끝나
    "열기 사그라진다" 지적 나와… 7월이 최대 고비 될 듯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 래미안 휴레스트 아파트 분양 사무소. 2009년 말 준공한 이 단지는 지난해까지 전용면적 117~151㎡ 중대형 아파트 60여 가구가 '애물단지' 미분양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4·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좀처럼 팔리지 않아 최대 30%까지 할인 분양해 분양가가 평균 5억원대로 내려가면서 양도세 면제 대상(전용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에 포함된 것이다. 또 바로 입주할 수 있어 6월 말까지 적용하는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받으면서 순식간에 40여채(70%)가 팔려나갔다.

    분양을 담당하는 엠비앤홀딩스 전용운 이사는 "4·1 대책 덕분에 실수요자들이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던 중대형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집값이 바닥이라고 인식하고 서둘러 구매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4·1 부동산 대책 전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전주에 비해 얼마나 올랐나 그래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①부동산 시장 회복 가능성은 보여줘

    4·1 대책 발표 두 달이 지났다. 일단 주택 시장에서는 "시장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1 대책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두 달간 0.73% 올랐다. 이 기간 중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로 두 달간 2.53%가 뛰었고, 다음은 세종시(1.96%), 경북(1.88%) 순이었다. 전남은 0.38%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1.75㎡ 아파트는 이 기간에 9억8500만원에서 11억원까지 1억1500만원 뛰면서 12%나 상승했다. 아직 역대 최고가인 2010년 1월 13억9500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2012년 8월 9억4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 조짐이 완연하다는 증거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5월 서울 주택 거래량은 622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최근 2년간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 취득세 감면 '막달 효과'가 나타난 작년 12월(6879건) 다음으로 많다.

    대표적인 침체 지역이었던 경기 고양·용인·김포시에서도 변화 징후는 있었다. 고양시에서는 4월 주택 거래가 1759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3%나 늘었다. 용인시도 1468건으로 증가율이 60%를 넘었고, 김포시는 259건에서 497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용인시 D공인중개사무소 박모(54) 대표는 "4~5월 그동안 쌓였던 급매물이 거의 다 나가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대부분 집값의 50~60% 되는 전세를 살던 실수요자들이 지금이 바닥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거래에 나섰다"고 전했다.

    ②5월 들어 상승세 둔화 뚜렷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는 5월로 접어들며 한풀 꺾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에 비해 0.02% 내려가면서 두 달을 이어온 상승세가 멈췄다. 상승세를 주도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2주 연속 전주보다 떨어졌다. 감정원이 조사한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여전히 전주보다 0.05% 오르긴 했으나 오름세가 절반으로 둔화됐다.

    KB주택가격동향에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이던 월간 주택 매매가가 지난 4월 보합세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중단됐으나, 5월에 다시 0.01% 떨어지면서 주춤하는 양상이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3월 7만633가구에서 4월 7만201가구로 0.6% 줄긴 했지만,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은 경기는 2만4511가구에서 2만5164가구로 오히려 느는 등 아직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③취득세 감면 끝나는 7월이 복병

    4·1 대책 발표 두 달째로 접어들면서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대책의 '약발'이 벌써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집주인들은 호재(好材)를 노리고 호가(呼價)를 높였지만, 수요자들은 집값이 다시 떨어질 것이라 기대하면서 거래가 뜸해지는 분위기다.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인근 C공인중개 김모(47) 실장은 "전용 84㎡ 아파트가 3억원짜리 급매물이 거래된 후 3억500만원짜리가 나와도 손님들이 당장 '비싸다'면서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반기 집값이 다시 떨어지면 그때 가서 보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7월부터는 모든 주택에 적용됐던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져 시장은 더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이외에도 분양가 상한제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남은 규제들에 대한 대책이 빨리 나오지 않아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열기가 점점 사그라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당국자들은 추가 대책 없이는 부동산 시장이 곧 식을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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