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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VIEW] 서승환(국토부장관) '취득세 감면 연장' 번복… 부동산 정상화에 찬물 끼얹다

    입력 : 2013.06.01 01:21

    [4·1 대책으로 겨우 불씨 살렸던 시장, 냉각 조짐]
    올 1월에도 세금 혜택 끝나자 거래량 급감 현상 나타나… 7월 비수기 겹치면 큰 타격

    국토교통부 서승환 장관이 지난 30일 취득세 감면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 "한시적으로 추가 연장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사실상 추진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초청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서 장관 발언은 이전에 했던 말을 갑자기 뒤집은 것이다. 그는 그동안 "취득세는 현재 부동산 거래가 부진한 것과 관련이 있어 1년 정도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3월 6일 인사청문회), "정책 효과를 위해 1년 정도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3월 25일 국토부 기자간담회)고 말해왔다.

    취득세 감면 연장 관련한 서승환 장관의 발언
    부동산 시장은 다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겨우 불씨를 살렸던 시장이 다시 얼어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대한주택건설협회가 31일 "6월 말 취득세 감면이 끝나면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면서 감면 기간 연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는 7월에 거래량이 뚝 떨어지는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2011년 말 취득세 감면이 끝나자 이듬해 상반기 거래량은 200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10만8482건이던 주택 거래량은 올 1월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자 2만7070건으로 급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취득세 감면이 이대로 끝나면 그나마 살아나는 주택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은 "4·1 대책만으로도 시장 회복 기미가 보이는데 굳이 취득세 감면 연장이 필요하느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취득세 감면 기간이 지난 3월 말 확정되면서 그 이후 주택 거래에 나선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를 4·1대책 효과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부는 취득세 감면 연장을 하지 않아도 연말까지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가구 1주택자는 이미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 양도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취득세 감면 조치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양도세 면제는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만큼 현 상황에선 무조건 수백만원을 아낄 수 있는 취득세 감면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전주에 비해 얼마나 올랐나
    국토부 안팎에선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 거래 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할 장관이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 배경엔 '다른 부처 눈치 보기'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정책 협의 대상인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가 취득세 감면에 따른 세수(稅收) 감소로 지방 재정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를 설득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4·1 대책 입안 과정에서 다른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어 그런 것 같다"면서 "야당도 연장을 반대하는 분위기라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단체 한 간부는 "시장을 살려야 할 국토부 장관이 세수 감소부터 걱정하는 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학계나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조치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선진국 추세에 맞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자는 것.

    현재 건설업계에서는 취득세 감면 연장 말고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 남은 규제도 다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취득세 감면 시기를 연장하고 과열기에 만들어 놓은 규제를 폐지해야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부동산 시장은 4·1 대책 효과가 잦아들면서 주춤하고 있다. 31일 부동산114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시장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더 얼어붙기 전에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 장관이 지금처럼 타 부처 눈치를 보면서 소신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면 거래 정상화는 물론 하우스 푸어 해결과 내수 경기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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