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주간조선] ‘성형수술’중인 광화문 일대, 신분당선이 광화문까지?

    입력 : 2013.05.30 09:59 | 수정 : 2013.05.30 10:15

    서울 광화문 D타워/유창우 영상미디어 부장
    서울 광화문 D타워/유창우 영상미디어 부장
    서울의 중심 광화문 사거리는 성형수술 중이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는 공사자재를 실은 덤프트럭과 레미콘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육중한 크레인이 돌아가는 굉음과 철근을 용접할 때 튀는 불꽃이 광화문 상공을 뒤덮은 지 오래다. 광화문 사거리에는 넥타이와 하이힐로 무장한 화이트칼라만큼이나, 안전모와 작업조끼를 착용한 작업인부가 많이 보인다.

    광화문의 랜드마크인 교보빌딩 바로 뒤편에는 대형빌딩 공사가 한창이다.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D타워’다. 연면적 10만5795㎡로 교보빌딩(9만5244㎡)보다 더 육중하다. 종로구 청진동 249번지 일대로 지하 8층, 지상 24층의 쌍둥이 빌딩으로 올라간다.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을 설계한 삼우건축이 설계하고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4년 12월에 완공이 예정돼 있다.

    신축 중인 D타워 바로 북쪽에서도 대형빌딩 공사가 한창이다. KT 광화문 사옥 뒤편으로, 2014년 7월 완공 예정인 KT의 광화문 신사옥 ‘올레 플렉스’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 거장 렌조 피아노가 한국에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렌조 피아노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독일 베를린 포츠담프라자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 건축가.

    렌조 피아노는 서울 용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트리플 원’(높이 620m) 빌딩의 설계를 맡았었다. 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KT 광화문 신사옥에만 이름표를 달게 됐다. 지난해 5월 첫삽을 뜬 올레 플렉스는 지하 6층, 지상 25층 빌딩으로 지상 12m가량을 텅 비우는 필로티(pilotis·기둥 열주) 형태로 지어지는데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GS건설은 D타워에서 종각 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곳에도 대형빌딩을 신축 중이다. 종로의 유명 음식점이던 옛 한일관 자리에 들어서는 지하 7층, 지상 24층의 쌍둥이 빌딩 ‘GS그랑서울’이다. 대지면적만 1만4225㎡(약 4303평)에, 빌딩 연면적은 17만5536㎡(5만3099평)에 달하는 프라임급 빌딩이다. 창조건축과 예촌건축, 한원포럼건축이 공동으로 설계했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2014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이미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GS그랑서울 바로 옆 청진동 149번지에도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지하 7층, 지상 24층의 빌딩을 짓기 위해 지난해 7월 터파기에 들어갔다. 한원포럼이 설계하고 신세계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착공한 이 빌딩은 오는 2014년 11월까지 업무용 빌딩으로 변신한다. 신세계 홍보팀의 문성현 부장은 “개인이 짓는 빌딩으로 신세계건설은 단순 시공사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광화문 사거리 동쪽 종로변의 빌딩 신축 열기는 광화문 사거리 서쪽 신문로에서도 이어진다. 신문로 초입에 있는 옛 금강제화 자리에서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로호텔 공사현장’ 이름표가 붙은 이 부지에는 특급호텔이 들어선다. ‘포시즌’ 브랜드의 특급호텔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기반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은 한국에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포시즌은 광화문에 처음 선보이는 객실수 330개의 특급호텔로 지하 7층, 지상 25층 규모. 워커힐 W호텔을 설계한 희림건축이 설계,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았고 2015년 2월 준공 예정이다. 건물주인 미래에셋은 당초 신사옥 이전을 염두에 뒀으나 중구 수하동 센터원빌딩 입주로 방향을 틀면서 광화문 빌딩은 특급호텔 용도로 바뀌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당초 샹그릴라호텔로 지어졌던 서울파이낸스센터(SFC)가 업무용 빌딩으로 방향을 튼 것과 정반대다.

    세종로호텔 공사현장에서 복개된 청계천의 지천인 옛 백운동천(白雲洞川)을 따라서도 업무용 빌딩이 들어섰다. 세종문화회관과 외교부 청사 바로 뒤편으로 쌍용건설이 시공한 지하 7층, 지상 22층의 업무용 빌딩은 완공이 목전이다. 건물주는 부동산펀드다.

    현재 광화문 사거리에 들어가는 신축 빌딩들은 25층 내외로 지어진다. 서울 종로구청 도시개발과의 권기홍 도심재개발팀장에 따르면 현재 재개발 중인 청진동 등 광화문 일대는 서울시 도시개발기본계획 지침에 따라 130m 이하로 빌딩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은 상업지역에서 가장 높은 999%를 적용하는데, 지하를 파는 데는 특별한 제한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광화문 사거리 일대의 지하공간도 대대적으로 모습을 바꾼다. KT 광화문 신사옥과 ‘D타워’ 사이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까지 이어지는 출입구와 지하보도가 새로 뚫린다. 지하철 출입구 공사로 인해 인근에 늘어서 있던 서민형 식당들은 이미 철거됐거나 옮겨졌다. GS그랑서울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지하보도를 통해 이어지게 된다.
    KT올레플렉스
    KT올레플렉스
    고층빌딩이 연이어 들어서고 상주인구가 늘면서 대중교통 증설 얘기도 솔솔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 얘기다. 신분당선 연장선을 당초 계획한 용산행이 아닌 광화문행으로 노선을 바꾼다는 구상으로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신분당선 연장선을 시청역(1·2호선)을 지나 광화문역(5호선), 또는 을지로입구역(2호선)을 지나 종각역(1호선)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노선 변경에 필요한 연구 용역을 서울연구원(옛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맡긴 상태로, 6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축 중인 빌딩의 상당수는 지상에서 올라가다가 10층에서 양갈래로 갈라지는 쌍둥이 빌딩으로 지어진다. 교보빌딩·대우빌딩 같은 육중한 건물의 출현을 막기 위해 고층부 건물 폭을 55m 이하로 제한한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맞춰 태어난 설계다. 하지만 조망권을 살리자는 정책 의도와 달리 획일적인 쌍둥이 건물만 양산한다는 혹평이다. 교보빌딩 동쪽으로 D타워, 르메이에르, GS그랑서울 등 줄줄이 쌍둥이 빌딩의 연속이다.

    독창성 측면에서도 아쉽다는 평가다.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하고 1998년 완공한 종로타워가 되레 돋보일 정도다. GS건설이 시공 중인 ‘GS그랑서울’은 전형적인 ‘깍두기’ 형태로 지어지고, 대림건설이 시공 중인 D타워는 성냥갑 세 개를 겹쳐놓은 마카오의 MGM호텔과 수법이 흡사하다. 종로를 경계로 남쪽인 중구 쪽에 들어선 동아미디어센터(동아일보 사옥)와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같은 예전에 지어진 대형빌딩들이 더 참신해 보일 정도다.

    문화유적 보존 문제도 부상하고 있다. 25층 내외 신축 빌딩들이 대거 들어서는 광화문 사거리 일대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때의 핵심지역이다. “땅만 파면 근대 문화유적들이 쏟아질 것”이란 학계의 우려가 있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옆에 지난 1월 완공된 서울글로벌센터빌딩이 대표적이다. 서울글로벌센터 옆 조선 중기 한옥 유적은 주춧돌만 남은 채로 빌딩에 눌려 보존돼 있다.

    GS그랑서울/유창우 영상미디어 부장
    GS그랑서울/유창우 영상미디어 부장
    권기홍 종로구청 도심재개발팀장은 “종로는 땅만 파면 문화재가 나온다. 건물을 세우기 전에 문화재 조사에만 6개월 정도 걸리고, 푯말 등 전시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서 문화재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원순 시장 체제가 들어선 후에는 백악·낙산·남산·인왕산 등 내사산(內四山)의 경관을 고려해 사대문 안 빌딩의 높이를 90m 정도로 더 낮추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90m는 낙산(92m)에 근거한 기준이다.

    새 빌딩들이 일제히 입주하면 서울시가 추진해온 도심 물줄기 복원사업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림건설이 시공 중인 D타워와, GS건설이 시공 중인 KT 광화문 신사옥은 청계천의 지천인 중학천(中學川) 바로 옆이다. 조선시대 석축 유구가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빌딩이 완공되면 빌딩으로 향하는 주된 진출입로로 변모하게 된다. 현재 부분 복원된 중학천은 두 대형빌딩이 들어서면 사실상 완전 복원은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