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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체들 "임대보다 아예 건물을 통째로 사고 싶다"… 도산공원 新명품거리, 불황에도 건물값 3배 급등(5년 前 가격 대비)

    입력 : 2013.04.25 22:02

    왜 비싼가 - 150m 도산공원 앞 거리에
    건물 24개밖에 없어 공급부족, 매물 드물어 최소 半年 대기

    왜 명품업체 몰리나 - 승용차 타고와야 접근 가능
    쇼핑과정 노출되지 않고 스파·커피숍도 한꺼번에 즐겨

    왜 통째로 사려하나 -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플래그십스토어로 꾸며… 지금도 매입문의 끊이지 않아

    도산공원 신명품거리 지도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앞 거리에 명품·패션업체들이 들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여개밖에 안 되는 이곳 건물을 차지하기 위해 업체들이 매입 경쟁에 나서면서 건물 가격은 급등했다.

    ◇"도산공원 앞 거리를 잡아라"

    부동산 컨설팅 전문회사 미소부동산중개에 따르면 도산공원 앞 거리 건물의 매매 가격은 현재 3.3㎡(1평)에 1억5000만~2억원 수준으로, 5년 전의 6000만~7000만원보다 2~3배 가까이 올랐다. 그나마도 매물이 없다. 찾는 사람은 계속 이어져 매년 가격이 뛰고 있다. 박종복 부사장은 "150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에 건물이 24개밖에 없다 보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중반부터 도산공원 앞 거리에는 패션업체·갤러리·카페 등 고급 매장들이 줄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6년 에르메스를 시작으로 랄프로렌·폴스미스·마크제이콥스·지미추 등 명품 패션업체가 입점했다. SK-Ⅱ나 산타마리아노벨라 등의 해외 유명 화장품 플래그십스토어(중요 매장), 베키아앤누보와 아티제, 에르메스 카페마당 등 고급 카페, 호림아트센터와 313 아트 프로젝트 등 갤러리까지 쟁쟁한 브랜드가 즐비하다. 최근에는 명품브랜드 콜롬보와 고급 보석 브랜드 H스턴 등도 들어섰다.

    이 브랜드들은 국내 대기업이 투자하거나 외국 기업이 한국에 직접 진출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릭오웬스와 산타마리아노벨라(화장품), 콜롬보는 제일모직이 운영하고 있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마크제이콥스와 지미추를 들여왔다.

    ◇쇼핑, 문화, 커피 한번에 해결

    입점 업체들은 임대보다 매입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땅과 건물을 통째로 사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플래그십스토어' 등으로 꾸미기 때문이다. 버버리와 지방시, 마이클코어스 등 22개 유명 브랜드의 핸드백을 공급하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 시몬느의 경우 지난해 제일모직과 경쟁 끝에 랄프로렌 옆 단독주택을 287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건물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자체 브랜드 '0914'의 플래그십스토어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도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한 콜롬보의 플래그십스토어로 사용하기 위해 2011년 3층짜리 단독건물을 67억원에 매입했다. 롯데복지재단 신영자 이사장이 설립한 에스앤에스인터내셔널도 2010년 건물을 사들여 SK-Ⅱ 부띠끄 스파를 열었다.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앞 거리에 있는 에르메스와 H스턴 등 명품 매장들. 도산공원 인근 지역은 고급 브랜드들이 모여들면서 최근 입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앞 거리에 있는 에르메스와 H스턴 등 명품 매장들. 도산공원 인근 지역은 고급 브랜드들이 모여들면서 최근 입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진 기자
    도산공원 일대가 명품업체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승용차를 타고 오지 않는 한 접근이 힘들어 '비밀스럽게' 쇼핑을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1세대 명품 상권인 청담동은 대로변에 있어 쇼핑 과정이 노출될 수 있다. 고급 커피숍과 스파, 갤러리까지 있어 '원스톱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부동산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김성순 이사는 "한국 사회에서 명품 소비가 늘면서 명품업체들이 청담동에서 신사동 가로수길까지 번져나가고 있다"며 "도산공원에 플래그십스토어를 내 매장 자체를 광고하면서 수익은 백화점에서 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도산공원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주변 골목으로 고급 레스토랑, 미용실, 결혼 전문 사진관 등이 문을 열면서 유동 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명품, 패션 업체들이 도산공원에 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문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은 없어 도산공원 인근에 매장을 내려면 최소한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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