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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일산·평촌 등 아파트 400만 가구 리모델링 쉬워져

    입력 : 2013.04.02 03:05

    [4·1 부동산 대책] 아파트 수직 증축 등 시행땐
    수직 증축때 위로 2~3개 층 더 지어 수익성 높아져
    분양가 상한제,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
    민간에서 임대주택 많이 공급하도록 稅 혜택 추진

    4·1 부동산 종합 대책으로 경기 분당·일산 신도시, 서울 목동과 강남 중층(中層) 아파트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수직으로 증축하는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3층씩 수직으로 더 올리면 지금보다 가구 수가 늘면서 사업성이 좋아진다는 평가가 많다. 국토교통부가 파악한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는 전국에 약 400만 가구. 전체 아파트의 절반에 가까운 44%에 달한다.

    1980년대 중·후반 주택난에 따라 긴급 공급책으로 나온 분당·일산 신도시에 이런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다. 분당·일산 등 소위 1기 신도시는 1989년에 분양이 시작됐고, 지은 지 20여년이 지났다. 분당은 122개 단지 중 8만7000여 가구가 리모델링 연한(15년)을 넘겼다. 아파트 노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재건축 요건(30년)을 갖추지 못해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최근에는 주변 택지지구 개발로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집값이 크게 하락한 곳도 많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정부는 리모델링 대상 400만 가구 중 주민들이 동의하고 수익성도 갖췄다고 판단되는 단지는 수직 증축을 통해 주거의 질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전 검사 후 수직 증축 허용

    정부는 지금까지 '수직 리모델링은 건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였지, 실제는 수직 리모델링을 허용할 경우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재건축 관련 규제는 강화하면서 리모델링만 풀어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집값 상승보다 추가 하락을 더 걱정해야 할 현실이다. 주택 정책도 재건축보다는 '고쳐서 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가는 중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토부는 안전 검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을 전제로 2개월 내에 구체적인 수직 증축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최근 집값 추세를 보면 공사비를 빼고 리모델링으로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수직 증축의 핵심은 전체 가구 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으로 추가 확보한 아파트를 일반 분양해 수익을 올리면, 기존 주민들이 1인당 부담해야 하는 공사비 부담이 줄어든다. 건설업계에서는 1000가구 단지에서 100가구가 늘어날 경우, 25% 안팎 공사비 절감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한다.

    재건축 아파트가 소형·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확보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는 반면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직 증축이 허용되면 1대1 재건축(가구 수 변화 없이 주택 크기만 조정하는 재건축)일 때 가구당 수억원까지 나오는 자기 부담금을 내야 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제는 폐지, 임대 시장은 확대

    정부는 이날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인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성이 강한 주택이나 시장 불안, 투기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만 적용한다는 뜻이다.

    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로 국민 불편이 큰 곳을 중심으로 5월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할 방침이다. 택지개발·산업단지·도시환경정비사업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계획 입지 사업에 대해선 개발부담금을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감면해준다.

    민간에서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도록 세금 감면을 해주는 내용도 다수 포함시켰다. 우선 토지임대부 임대주택을 도입한다.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토지를 임차해 임대주택을 짓고 일반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주택을 사들인 후 임대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기업형 임대사업자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수직 증축·리모델링

    수직 증축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기존 아파트 꼭대기 층 위로 2~3개 층을 더 올리는 것을 말한다. 현행법상 아파트 리모델링은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수직 증축은 허용되지 않고 수평으로만 30%까지 늘릴 수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전부 헐고 완전히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건물 뼈대는 유지한 채 면적을 넓히고 외관과 주요 설비 등을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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