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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임대 행복주택 20만가구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3.01.17 03:09

    실현되면 서민엔 구세주 - 주변 임대료 시세의 반값 이하, 전월세난 고통 크게 덜수 있어
    건설부지·재원 조달 난망 - 10만가구 정도 땅만 확보 가능… 비용 15조 주택기금으론 못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행복주택' 프로젝트가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행복주택'은 가동 중인 철도노선과 주변 부지를 활용, 가용대지를 확보하고 임대주택과 기숙사를 짓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박 당선인은 행복주택을 주변 임대료 시세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 수준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말로 현실화되면 '반값 임대주택'이 가능해진다. 치솟는 전월세난에 신음하는 서민들에겐 구세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행복주택을 반값으로 임대할 수 있는 이유는 철도부지가 '국유지'여서 땅값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행복주택 프로젝트가 공약 그대로 이행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 부지가 절대 부족하고 재원조달도 쉽지 않다.

    박 당선인 측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서울·수도권 50곳에 20만가구를 짓는 방안을 제시한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최근 자체 검토한 결과 서울·수도권 철도부지 총 1122만㎡ 중 선로부지 117만㎡, 대규모 차량기지 107만㎡ 등 224만㎡ 정도 부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역 45곳, 차량기지 5곳, 유휴부지 7곳 등 총 57곳을 개발 가능지로 꼽았다.

    문제는 이 정도에 20만가구를 짓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 용적률 400%를 적용하고 평균 주택 규모를 15평으로 잡아도 최대 12만가구 이상 짓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입지 여건과 사업성을 감안하면 10만가구도 짓기 어려울 수 있다"며 "20만가구를 맞추려면 결국 용도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더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철도부지 외에 도심지의 노는 국공유지, 학교부지 등을 행복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곳은 땅값이 비싸다는 것.

    재원 조달도 쉽지 않다. 박 당선인 측은 20만가구 건설에 들어가는 15조원을 국민주택기금으로 조달 가능하다고 본다. 공약대로라면 행복주택(평균 50㎡) 한 채당 건설비는 7500만원. 3.3㎡당 500만원에 짓는 셈이다.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공대지 조성에만 3.3㎡당 200만원 안팎이 들고 건축비도 진동과 소음 방지 기능을 강화하려면 3.3㎡당 400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소 600만원은 넘는 셈이다. LH 관계자는 "지을수록 쌓이는 적자를 어떻게 감당할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LH의 경우 행복주택과 비슷한 국민임대(30년 임대·평균 60㎡형) 주택을 지으면서 가구당 9300만원씩 빚이 쌓이고 있다. 행복주택도 가구당 최소 5000만원 이상씩 사업자가 빚을 져야 한다. 20만가구라면 10조원이다.

    행복주택의 경우 반값 임대에 따른 임대료 손실도 감당해야 한다. LH의 경우 시세의 60~80%에 임대주택을 운영하면서 가구당 60만원씩 임대료 손실을 떠안고 있다. 행복주택은 가구당 70만~80만원, 연간 1500억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보금자리주택도 처음엔 반값을 외쳤지만 서울 강남을 제외하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에서는 반값 임대가 가능하겠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은 행복주택 임대료가 시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행복주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해 추진하는 새로운 임대주택 형태. 철도부지 위에 데크(deck) 형태의 인공 대지를 만들어 아파트와 기숙사, 역사(驛舍), 상업시설 등 복합주거타운을 개발한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양천아파트와 홍콩 쿨롱베이역의 복합건물 등이 이런 방식으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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