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올해 전국 전세가율 10년來 최고… 매매가 오를까

    입력 : 2012.11.22 03:19

    전세가율로 본 부동산 시장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경제 위기 여파로 집을 사기보다 전세로 살겠다는 주택 수요자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인 '전세가율'이 급등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998년 47.9%였던 전세가율은 2002년 4월 68.8%까지 올랐다.전세금이 단기간에 치솟자 서울 아파트 가격도 2002년부터 급등세를 탔다. 전세금이 매매가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전세가율은 향후 매매가격 추이를 점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전세가율이 10년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자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0~2001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급등하자 2002년 매매가가 뒤따라 올랐다. 2006년과 2007년 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전세가율은 57%로 2002년(57.4%) 이후 가장 높다. 서울의 경우 51.1%로 2001년(57.2%) 이후 최고 수준이다.

    1998년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금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매매가가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2000~2001년, 2006년, 2009년~올해까지 전세가율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집값이 올랐다. 서울의 경우 2000년까지 전세가율이 먼저 오르고 2002년 3분기부터 매매가가 고점을 찍었다. 2006년 3분기 전세가율이 뛰자 2007년 매매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노 연구원은 "전세가율 상승에서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주기는 평균 4년, 서울의 경우 6년"이라며 "2010년 3분기 이후부터 전세가율이 오르면서 매매수요로의 전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는 매매가도 많이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번지가 2008년 이후 4년간 서울시내 아파트 102만4171가구를 조사한 결과, 평균 매매가 변동률은 5.3%였지만 전세가 비율이 60% 이상인 아파트는 19.8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더이상 매매가의 선행지표가 아니라는 주장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전세보다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주택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1995년 33%에서 2010년 50%로 증가했다.

    전세금 급등으로 주택 구매를 위한 자본력이 취약해진 것도 매매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전세금 대부분이 자기자본이었지만 최근 치솟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오른 전세금 일부를 대출받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율이 매매가 상승에 더이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