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14 03:17
[떴다방 재등장한 광주광역시]
전세금, 집값의 77% 달해… 살집 찾는 신혼부부 줄 서, 올해 청약경쟁률 평균 7대1
투자목적 구매자도 크게 늘어 연말까지는 추세 이어질듯
광주광역시 주택시장이 뜨겁다. 광주는 작년 아파트값 상승률이 24.7%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올 1~8월 집값 상승률도 4.3%로 전국 평균(0.4%)을 크게 웃돈다. 아파트 분양시장도 활발하다. 작년에는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을 넘는 단지가 속출했다. 올 7월까지 평균 경쟁률 7.13대1을 기록했다.
광주는 2009년까지만 해도 집값이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하는 수준이었다. 그랬던 광주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전문가들은 집값 대비 평균 77%에 달하는 전세금이 주택시장에 불을 붙였다고 본다. 작년 광주 아파트 전세금은 평균 25% 뛰었다. 상무지구의 A공인중개사무소 정모(55) 대표는 "전세 찾는 신혼부부가 항상 4~5명씩 대기하고 있지만 요즘 물건이 없다"며 "2억5000만원짜리 30평대 아파트의 전세금이 2억원을 넘었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전후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면서 최근 2~3년간 아파트 신규 공급이 끊어졌던 것도 원인이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가 부족하다. 반면 수요는 많아졌다. 첨단과학산업단지나 각종 택지지구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광주 인구는 2006년 141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146만3000여명까지 늘었다. 화정지구 등 시내 곳곳에서 활발하게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이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구가 늘고 이주 수요 증가로 전세금이 집값에 육박할 만큼 오르자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실수요뿐 아니라 "돈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 목적의 아파트 구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07~08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던 광산구 수완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했던 A건설사 분양소장은 "평균 1억9000만원대이던 전용면적 85㎡대 아파트를 할인가격에 샀던 사람들이 작년에 한 채당 4000만~5000만원 이상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떴다방(이동 중개업자)'도 다시 등장했다. 현대건설이 서구 화정동에서 분양 중인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 앞에는 부동산 중개업자 수십명이 나와 "당첨되면 연락 달라"며 호객 행위에 분주했다. 광주 시내 곳곳에도 '소형 아파트 2채로 월 수익 100만원' '월세 받는 소형아파트 5000만원에 3채' 등 투자를 권하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한다. 건설사들이 최근 집중적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주에 작년 8700여가구, 올해 1만3000여가구가 각각 분양됐다. 2014년 전후로 1만가구에 육박하는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경기 침체 영향을 받겠지만 실수요자가 많아 올 연말까지는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분양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저렴한 기존 아파트 위주로 투자를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