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13 03:19
같은 평수여도 효율적인 활용에 초점
360도 보이는 파노라마 조망권 인기
1~2인용 주택, 벽·가구 자유자재로
그러나 아파트 평면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필두로 주상복합과 다양한 유형의 주택이 속속 들어서고 소비자 입맛과 눈높이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평면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 것. 집을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 끝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업계도 좀 더 넓고, 좀 더 편리한 이른바 '콤팩트(compact) 평면'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달 초 인기리에 첫 아파트 청약을 끝낸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는 최근 아파트 평면의 진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똑같은 크기의 아파트를 얼마나 더 넓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CC건설은 84㎡B형 아파트에서 기존 면적의 60%에 달하는 약 50㎡를 서비스 면적으로 내놨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집주인이 사용할 수 있는 총 면적이 130㎡ 이상으로 늘어난다.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내고 사실상 중대형에 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GS건설은 방 다섯 개짜리 중소형 아파트 외에 천장 높이를 240㎝로 일반 아파트보다 10㎝ 높여 실내가 더욱 넓고 쾌적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평면을 선보였다.
최근 아파트 평면 개발은 발코니 공간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반도건설이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선보인 '반도유보라2차' 아파트 59㎡C타입은 100㎡ 이상 중대형에서도 쉽게 볼 수 없던 4.5베이 평면을 적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방 3개와 거실, 안방, 욕실을 각각 앞쪽 발코니로 배치해 실내면적이 30㎡나 넓어졌다. 대림산업이 최근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선보인 '양덕 e편한세상'은 3개 주택형 335가구에 폭 2m짜리 광폭발코니를 도입했다. 일반적인 1.5m짜리 발코니와 비교해 7㎡(2평) 안팎의 면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실수요자를 겨냥한 서비스 평면은 분양성적에도 반영됐다. 호반건설이 최근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전용면적 59㎡에 서비스 면적 22㎡(7평)를 제공한 결과 평균 청약경쟁률 6.3대 1을 기록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81㎡까지 늘어나 '중형 같은 소형 아파트'를 만든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270도, 360도 조망이 가능한 파노라마 조망권 아파트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파노라마 조망' 아파트는 실내에서 3면이나 4면으로 밖을 볼 수 있도록 만든다. 부산 광안동 '쌍용 예가 디오션'은 광안리 해수욕장은 물론 남동쪽 광안대교와 오륙도, 서쪽의 황령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조망권을 앞세워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한화건설은 최근 벽과 가구를 자유자재로 바꿔 기존 공간보다 20%쯤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린 1~2인용 원룸주택 평면을 내놨다. 움직이도록 설계된 가구를 통해 책장·화장대·옷장을 한군데로 몰고 침대가 책상으로 바뀌기도 하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퍼니처도 개발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1~2인 가구의 경우 주방 사용시간이 짧기 때문에 주방에 포켓 도어를 달아 필요할 때만 꺼내쓰도록 했다"며 "현관에도 작은 문을 설치해 프라이버시 보호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