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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이던 대구, 공급부족에 집값 10%↑(최근 1년)

    입력 : 2012.09.07 03:18

    [지방 분양시장은 지금…] 대형 건설사 격전지 된 大邱
    2008년 이후 신규 공급 격감… 2만가구 이상 쌓였던 미분양, 5500가구 수준으로 떨어져
    크기 무관 전·월세난 심각… 전세금, 매매가의 70% 달해

    "크기, 규모에 관계없이 전·월세난이 심각해요. 중대형인 40평형대 전세물건도 많지 않아요. 중소형 아파트는 씨가 말랐고…. 수도권에서는 순위 내 마감된 단지 찾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대구에서는 아파트 구하느라 난리입니다."

    대구 아파트 시장이 달라졌다. 지난 3일 대구 수성구의 N공인중개사무소에서 만난 박모(47) 소장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미분양이 쌓여 야단이었지만 작년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전했다.

    대구 주택시장은 전국에서 대표적으로 초과 공급에 미분양 적체가 심했던 시장이었다. 오죽했으면 '건설사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실제 과거 청구, 우방 등 지역 건설사는 물론이고, 동일하이빌처럼 대구에서 발목을 잡혀 무너진 건설사들도 부지기수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 전후는 더욱 심각했다.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만 2만가구 이상이 쌓였던 곳.

    그랬던 대구가 요즘 완전히 달라졌다. 미분양 아파트는 5500여가구로 2008년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집값도 최근 1년 새 평균 10.8%나 올랐다. 분양시장에서는 일부 소형 아파트 분양권에 소액의 웃돈(프리미엄)까지 붙었고, 순위 내 마감된 단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월배 아이파크’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지난 3일 찾아간 대구 달서구 월성동 현대산업개발 '월배 아이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이곳에서도 변화는 감지됐다. 지난달 말 청약이 순위 내 마감됐지만 내부에 30~40명의 사람이 꾸준히 오갔다. 미계약분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4순위 신청을 하려고 모델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이다. 밖에서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4~5곳이 천막을 치고 분양권을 사고팔려는 손님과 상담을 벌이고 있었다. 이정훈 분양소장은 "600명가량이 미계약분 아파트 예약접수를 할 정도로 분양 시장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대구 청약시장이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수요·공급의 법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구 주택업계는 아파트 적정 공급량을 연간 1만3000~1만5000가구 수준으로 본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 아파트 공급량은 8000가구를 밑돌았다. 특히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인기 종목인 소형아파트 공급량은 2008~2010년 3년간 평균 5000가구 안팎에 불과했다.

    높은 전세금 부담에 아예 집을 분양받자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1년간 대구지역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전국 평균(7.7%)을 크게 웃돈 14.7%였다.(국민은행) 전세금 평균은 아파트 매매가의 70%에 달한다.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일부 중소형 아파트 전세금은 매매가격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월성동 H공인중개 김모(45) 대표는 "비싼 전세를 구하기보다 새집 청약을 하려는 신혼부부나 집 크기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중소형 아파트가 귀하다 보니 청약통장을 구하는 외부 투자자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 변화를 감지한 대형 건설사는 분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초부터 현대산업개발을 포함, 대림산업·GS건설·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했다. 대우건설도 이달 초 북구에서 '복현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물론 대구 지역의 기존 주택 거래는 작년보다 25%가량 줄었다. 불황 탓이다. 중대형 위주의 미분양 아파트는 '1억 할인' 플래카드가 시내 곳곳에 걸려 있기도 하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불황으로 인한 불안 요소가 여전한 만큼 특정 지역에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는지 살펴서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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