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8.29 03:19
SK케미칼 본사 '에코랩'… 美 친환경 건축인증 최고등급 받아
숲 사진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 여름엔 냉방, 겨울엔 가습효과
천장선 직사광선은 반사하고 자연채광 위한 확산광만 통과… 전력소비량, 일반 사무실 절반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50개 가운데 48개가 가동을 멈춘 상태에서도 전기가 남아돌았다. 도쿄전력의 7월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았던 날의 사용량이 최대 전력량의 87.2%에 그쳤다. 기업과 가정의 절전 노력이 주효했지만, 일본에 많이 설립된 친환경 빌딩도 큰 기여를 했다.
일본은 빌딩마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주는 BEMS(Building and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설치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설과 빌딩 입주자가 스스로 에너지 소비량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올여름 계속된 폭염에 전력 예비율이 3%대까지 떨어지며 국가적인 위기를 경험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빌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1가지 친환경 기술로 에너지 소비 40% 줄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 본사 빌딩 '에코랩(Eco Lab)'은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빌딩으로 꼽힌다.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LEED)' 단계 중 국내 건물 최초로 최고 등급(플래티넘 인증)을 받았고, 우리 정부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GBCC)에서도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에코랩의 친환경 기술은 로비와 사무실, 옥상까지 빌딩 전체에 구현돼 있다.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에 내리자 에코랩 최고 명물인 '벽천(壁泉·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거나 뿜어 나오게 한 샘)'이 나타났다. 10m 높이의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은 장식 효과뿐 아니라 여름에는 냉방효과, 겨울에는 가습효과가 있다. 벽천의 물도 모두 건물에서 사용한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려 재활용하고 있다.
천장 개폐 장치인 마이크로 루버(louver)는 유해한 직사광선은 반사하고, 자연채광을 위한 확산광만 통과시켜주고 있다.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열려서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해준다. 건물을 감싼 삼중유리에는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르곤 가스가 채워져 있다. 일반 유리보다 태양의 열에너지인 '일사(日射)' 차단율이 40% 이상 개선됐다. 사무실의 전동 롤스크린은 사무실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고, LED 조명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감지해 필요한 만큼만 켜진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건물의 냉난방은 지열(地熱)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며 "에코랩 전체에 적용된 친환경 기술만 101가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코랩의 에너지 소비량은 6944MWh로 같은 크기의 일반 사무실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일본은 빌딩마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주는 BEMS(Building and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설치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설과 빌딩 입주자가 스스로 에너지 소비량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올여름 계속된 폭염에 전력 예비율이 3%대까지 떨어지며 국가적인 위기를 경험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빌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1가지 친환경 기술로 에너지 소비 40% 줄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 본사 빌딩 '에코랩(Eco Lab)'은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빌딩으로 꼽힌다.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LEED)' 단계 중 국내 건물 최초로 최고 등급(플래티넘 인증)을 받았고, 우리 정부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GBCC)에서도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에코랩의 친환경 기술은 로비와 사무실, 옥상까지 빌딩 전체에 구현돼 있다.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에 내리자 에코랩 최고 명물인 '벽천(壁泉·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거나 뿜어 나오게 한 샘)'이 나타났다. 10m 높이의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은 장식 효과뿐 아니라 여름에는 냉방효과, 겨울에는 가습효과가 있다. 벽천의 물도 모두 건물에서 사용한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려 재활용하고 있다.
천장 개폐 장치인 마이크로 루버(louver)는 유해한 직사광선은 반사하고, 자연채광을 위한 확산광만 통과시켜주고 있다.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열려서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해준다. 건물을 감싼 삼중유리에는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르곤 가스가 채워져 있다. 일반 유리보다 태양의 열에너지인 '일사(日射)' 차단율이 40% 이상 개선됐다. 사무실의 전동 롤스크린은 사무실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고, LED 조명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감지해 필요한 만큼만 켜진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건물의 냉난방은 지열(地熱)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며 "에코랩 전체에 적용된 친환경 기술만 101가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코랩의 에너지 소비량은 6944MWh로 같은 크기의 일반 사무실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부쩍 늘어난 친환경 빌딩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는 빌딩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인증 제도를 시행한 첫해인 2002년엔 3개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163개로 증가했다. 2009년 이후로는 매년 500개 이상의 건물이 친환경 인증을 받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빌딩이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홍보 효과와 일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최근에 지어지는 웬만한 규모의 빌딩은 다 친환경 인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친환경 빌딩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해 3월 포스코와 연세대는 공동으로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인 '포스코 그린빌딩'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준공 예정인 이 빌딩은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시멘트 대신 철강 부산물인 '고로슬래그'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있는 서울시 중구 수하동 센터원 빌딩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다. 지상 32층, 지하 8층의 이스트 타워와 웨스트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 센터원 빌딩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로이(low-E) 복층유리'와 '빗물저수조'를 설치했다. 로이 복층유리는 금속 코팅 사이에 단열 기능성 가스를 주입한 것으로 일반 단판유리보다 에너지절감 효과가 67% 이상 높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아예 업무단지 전체를 친환경 빌딩 지역으로 인증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그린빌딩협회가 인증하는 LEED-ND(LEED-Neighborhood Development)는 빌딩 하나하나가 아닌 지역 전체를 친환경 지역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송도에는 이미 송도 컨벤시아, 채드윅 인터내셔널,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퀘어(IBS) 빌딩 등이 LEED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 건축물 설립 투자비 지원 필요
현재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등급에 따라 신축 건물에 대한 취득세를 5~15% 경감받을 수 있다. 용적률, 조경면적, 건축물 높이제한 등 건축기준도 완화되고, 환경개선 부담금도 최대 50%까지 감면받는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건축법과 주택법으로 나뉘어 있던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를 하나로 통합했다. 공공기관 건축물에 대한 친환경 인증도 의무화하고, 신축 대형 건축물로 한정됐던 인증 대상도 신축 소형주택과 건축한 지 3년이 지난 공동주택 및 업무시설로 확대했다.
하지만 친환경 빌딩 보급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동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 건축물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낮춰주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부가세를 감면해주고, 친환경 건축 전문인력을 양성할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는 빌딩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인증 제도를 시행한 첫해인 2002년엔 3개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163개로 증가했다. 2009년 이후로는 매년 500개 이상의 건물이 친환경 인증을 받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빌딩이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홍보 효과와 일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최근에 지어지는 웬만한 규모의 빌딩은 다 친환경 인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친환경 빌딩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해 3월 포스코와 연세대는 공동으로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인 '포스코 그린빌딩'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준공 예정인 이 빌딩은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시멘트 대신 철강 부산물인 '고로슬래그'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있는 서울시 중구 수하동 센터원 빌딩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다. 지상 32층, 지하 8층의 이스트 타워와 웨스트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 센터원 빌딩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로이(low-E) 복층유리'와 '빗물저수조'를 설치했다. 로이 복층유리는 금속 코팅 사이에 단열 기능성 가스를 주입한 것으로 일반 단판유리보다 에너지절감 효과가 67% 이상 높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아예 업무단지 전체를 친환경 빌딩 지역으로 인증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그린빌딩협회가 인증하는 LEED-ND(LEED-Neighborhood Development)는 빌딩 하나하나가 아닌 지역 전체를 친환경 지역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송도에는 이미 송도 컨벤시아, 채드윅 인터내셔널,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퀘어(IBS) 빌딩 등이 LEED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 건축물 설립 투자비 지원 필요
현재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등급에 따라 신축 건물에 대한 취득세를 5~15% 경감받을 수 있다. 용적률, 조경면적, 건축물 높이제한 등 건축기준도 완화되고, 환경개선 부담금도 최대 50%까지 감면받는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건축법과 주택법으로 나뉘어 있던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를 하나로 통합했다. 공공기관 건축물에 대한 친환경 인증도 의무화하고, 신축 대형 건축물로 한정됐던 인증 대상도 신축 소형주택과 건축한 지 3년이 지난 공동주택 및 업무시설로 확대했다.
하지만 친환경 빌딩 보급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동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 건축물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낮춰주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부가세를 감면해주고, 친환경 건축 전문인력을 양성할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