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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웰빙,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

    입력 : 2012.07.19 03:07

    넉넉한 주거공간에 임대수익까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단독주택
    답답한 아파트 벗어나려는 사람들 늘면서 단독주택 거래량 크게 늘고 집값도 올라
    다세대·다가구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리모델링도 가능해

    중견 기업에 다니는 김모(55)씨는 요즘 주말이면 서울 주변 단독주택 부지를 둘러보기에 바쁘다. 올가을 퇴직하면 지금 살고 있는 158㎡짜리 아파트를 팔고 부인과 함께 교외로 나가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는 "최근 땅콩주택이나 조립형 주택처럼 값싸고 손쉽게 지을 수 있는 단독주택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퇴직 후 용돈 벌이라도 할 겸 점포형 주택을 장만해 임대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이 최근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여유롭고 넉넉한 생활공간을 찾는 소비자들이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붕어빵처럼 천편일률적인 공동주택 대신 나만의 독창적인 공간을 찾는 수요도 적지 않다. 수요층 자체도 넓어졌다. 은퇴를 앞둔 50대 베이비부머는 물론 자연과 교감하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30~40대도 크게 늘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25% 이상 급증했다. 집값도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 0.6% 떨어졌지만 단독주택은 1.8% 올랐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지은 타운하우스‘동탄 푸르지오 하임’에서 한 부부가 마당에 나와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단독주택은 자신만의 주거공간을 즐기고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팔방미인'으로 변신한 단독주택

    그동안 소비자들이 단독주택을 찾았던 이유는 나만의 주거공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택 호황기에 뉴타운·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확보를 위해 단독주택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주거 공간은 물론 매달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그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보다 임대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상 1층 점포와 지상 2~3층 주거공간으로 구성된 점포형 주택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짓는 방식도 예전보다 간단해졌다. 도심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콩주택이나 조립식주택이 등장했다. 1개 필지 위에 2개의 단독주택이 붙어 있어 '마치 땅콩 모양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땅콩주택은 갈수록 높아지는 땅값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벽과 골조, 지붕, 전기배선 등 건물의 공정 절반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면 되는 조립식 주택은 빠르면 한 달 안에 집을 지을 수 있고 건축비(3.3㎡당 300만~400만원대)가 저렴하다.

    웰빙 바람을 타고 한옥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한옥의 경우 주택 가격(3.3㎡당 2500만~3500만원)이 5년 전보다 2배가량 높아졌을 정도다.

    경기도 분당신도시에서 건축가 이재하씨가 설계해 지은 점포형 주택 / 사진가 박완순 제공
    파주 교하신도시에 들어선 고급주택 '동문 윈슬카운티' / 동문건설 제공
    경매·토지 시장에서도 단독주택 열기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 열기는 경매와 토지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최근 1년간 전국의 단독주택 낙찰가율(79.55%·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2년 전보다 2.9%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공공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지는 최고 인기 상품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3월 경남 양산물금1지구에서 분양한 단독주택 용지(128필지)에는 1만8000여명이 신청해 1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 관계자는 "퇴직 이후 일정한 수익을 원하는 40~50대 중심으로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혁신도시나 공공기관 이전지 같은 임대수요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우선 소득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틀에 박힌 공동주택의 단조로움을 피하려는 수요층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세대·다가구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현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도 한몫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종 일반주거지역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의 건축 가능 층수를 기존 2층에서 3층으로, 점포겸용은 3층에서 4층으로 완화했다. 1가구(주거전용) 또는 3~5가구(점포겸용)로 정해졌던 가구 수 제한도 없앴다.

    가격은 부담…실거주 위주로 장만해야

    최근 건축 기술 발전으로 단독주택을 짓는 비용이 줄었다고 하지만 높은 땅값으로 여전히 비싼 투자비가 다소 부담이다. 가령 경기 판교신도시에서 200㎡ 토지에 단독주택을 지으면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 1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비슷한 크기의 단독주택을 지어도 5억원 이상은 들어간다. 여기에 단독주택은 일반 아파트보다 거래가 드물어 향후 주택을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단독주택에 투자할 때에는 투자 가능한 여유자금 규모와 실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센터장은 "아파트의 단조로움을 벗어나려는 주택 수요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소비 트렌드로 단독주택 공급은 더 활발하고 다양해질 것"이라며 "다만 최근 단독주택 공급 증가로 토지비가 오른 만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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