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16 06:39 | 수정 : 2012.07.16 18:46
송승헌 보유 빌딩 기준시가 1위
담보대출 비중 높아 거품 우려
최근 서울 청담동, 논현동, 삼성동 일대를 오가다 보면 ‘서태지 빌딩’이니 ‘전지현 빌딩’이니 ‘고소영 빌딩’같은 연예인 이름을 단 빌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연예인이 소유한 빌딩으로, 가격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건물들이다.
하지만 연예인 ‘빌딩부자’가 알고 보면 ‘빚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빌딩의 평균 담보대출 비율이 기준시가 대비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은행 돈으로 빌딩을 산 셈이기 때문이다.
또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원을 빌렸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채무 상환 부담에 시달리게 될 연예인이 속출할 가능성도 크다.
◇송승헌·서태지 연예인 으뜸 빌딩 부자
16일 재벌닷컴이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유명 연예인 26명이 소유한 27개 상업용 빌딩의 올해 기준시가를 조사한 결과, 배우 송승헌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빌딩의 기준시가가 107억 6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승헌이 6년 전 114억원에 사들인 이 빌딩은 대지 539㎡, 연면적 1311㎡에 지상 4층, 지하 1층이다. 토지 공시지가가 ㎡당 1000만원을 넘고, 건물 용도나 위치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서태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지상 6층, 지하 3층짜리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기준시가가 92억7000만원으로 2위다. 서태지는 63억5000만원에 달하는 서울 종로구 묘동 지상 10층 빌딩도 아버지인 정상규씨와 공동 명의로 갖고 있다. 두 빌딩을 합하면 기준시가가 166억2000만원으로 연예인 중 최고 빌딩부자다.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소유한 청담동 지하2층~지상 6층 빌딩이 기준시가 73억3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박중훈의 역삼동 빌딩(62억4000만원), 배우 최란의 청담동 빌딩(58억5000만원),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청담동 빌딩(53억40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빌딩 소유 연예인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사람은 배우 장근석(25)으로 조사됐다. 장근석의 청담동 빌딩은 기준 시가 52억4000만원이다.
기준시가가 50억원 미만인 경우는 배우 박정수의 신사동 빌딩(48억7000만원), 배우 고소영의 청담동 빌딩(46억400만원), 배우 류시원의 대치동 빌딩(42억 4000만원) 등이었다. 또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청담동 빌딩이 41억7000만원, 배우 김정은의 청담동 빌딩 기준시가는 39억900만원이다.
26명 연예인이 보유한 빌딩의 기준시가 총액은 1160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44억6100만원짜리 빌딩을 소유한 셈이다.
◇기준 시가보다 3배나 많은 담보대출도
문제는 이들 빌딩 중 상당수가 담보대출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세가 큰 폭으로 내릴 경우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사 대상 27개 빌딩을 담보로 한 대출금은 총 966억원으로 기준시가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80%를 웃돈다. 일부 연예인은 기준시가의 3배가 넘는 돈을 대출했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현석은 합정동에 있는 연면적 2093.3㎡의 기준시가 33억6000만원짜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담보로 101억4000만원을 빌렸다. 담보 비율이 301.4%에 달했다.
장동건은 작년 6월 한남동 소재 빌딩을 126억원에 매입했으나 올해 기준시가는 34억원에 불과했다. 그는 이 빌딩을 담보로 48억원을 대출해 담보 비율이 141.0%나 됐다. 배우 이정재는 지난해 4월 47억5000만원에 매입한 신사동 빌딩을 담보로 45억5000만원을 빌렸다. 이씨의 빌딩도 기준시가가 19억9000만원이어서 담보 비율이 228.8%로 나타났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소유한 한남동 빌딩의 매입가는 78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 기준시가는 15억2000만원이다. 싸이는 이 빌딩을 담보로 33억6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반면 배우 이미연, 배우 최지우, 가수 이승환 등은 빌딩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 않았다. 이미연은 청담동 소재 연면적 994.9㎡ 빌딩을 60억원에 매입했다. 현 기준시가는 30억4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가수 이승환도 부동산에 대한 채무가 없었다. 성내동 빌딩은 연면적 1015.8㎡로 기준시가는 19억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준시가는 공시지가, 신축가격, 위치지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국세청이 평가한 가격으로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의 과세 기준이 된다.
- 연예인 빌딩부자는 빚부자? 부동산 투자 버블 주의보 스포츠조선=이정혁 기자
- 리쌍, 이번엔 53억 빌딩 공동 구입 조선닷컴

- 서태지, 300억대 빌딩으로 연예인 최고 빌딩부자. 2위는? 스포츠조선=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