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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불황에도 집값 오른 '평·안·오·이(평택·안성·오산·이천)'

    입력 : 2012.06.05 03:04

    평택 '삼성전자 산업단지'… 독신자 위한 원룸 건설 붐
    대기업 물류센터 짓는 안성… 1년 새 집값 3000만원 뛰어
    오산·이천도 산업단지 수혜

    지난 1일 찾아간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용이택지지구. 곳곳에서 지상 4~5층짜리 원룸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올해 새로 지은 원룸 건물만 40여채. 2010년 말 삼성전자가 인근 평택 고덕신도시에 첨단산업단지(395만㎡) 조성계획을 발표한 게 원룸 붐의 도화선이 됐다. 삼성 산업단지는 고용효과만 2만5000명이 넘어 주택 임차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 인근 코리아공인중개사무소 최영태 대표는 "독신자나 신혼부부를 겨냥한 원룸 신축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주변 아파트값도 강세다. 평택 장당동 제일하이빌1차 전용면적 60㎡는 작년 4월 1억7500만원에서 최근 1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제일공인중개' 설동규 대표는 "'삼성 효과'가 나타났는지 지난해에는 외지에서 찾아와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2~3채씩 사들인 손님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를 겪고 있지만 경기 남부의 평택·안성·오산·이천 등 이른바 '평·안·오·이' 4인방은 불황을 잊었다. '사람'과 '돈'을 몰고 다니는 삼성·신세계 등 대기업의 공장, 물류센터 개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수도권에서 집값이 오른 지역은 평택(2.8%)·안성(5.2%)·오산(2.1%)·이천(1.2%) 등 4곳뿐이다.

    안성은 최근 대기업 물류센터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신세계는 공도읍 진사리 주변에 대형 복합쇼핑몰과 물류센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인근 쌍용스윗닷홈 아파트(전용면적 85㎡)는 최근 1년 새 집값이 3000만원쯤 뛰었고, 주변 땅을 사겠다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우리공인중개사무소 최희열 실장은 "서울에서 1주일에 1~2명씩 꾸준히 투자 문의를 해오지만 땅주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성에는 홈플러스가 원곡물류단지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짓고 있고, 미양면에도 농협이 1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개발 중이다. KCC는 미양면에 2조원을 투자한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산은 가장산업단지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고, 맞닿은 평택시 진위면에는 LG전자가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관련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천에서는 SK하이닉스LG실트론 등 대기업과 감곡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경기 남부권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다. 공급부족 상태에서 산업단지 종사자가 늘어나자 전세금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에만 아파트 전세금이 오산 24.7%, 이천 24.4%씩 상승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기업투자가 이어지면서 일자리에 대한 기대로 실수요자가 움직이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종 개발사업이 아직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사업종료까지 2~3년 이상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 변수로 지적된다. 저스트알 김우희 대표는 "시장의 기대감이 이미 집값에 반영된 상태에서 각종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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