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22 03:02
수도권 분양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건설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미분양이 발생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후약방문' 성격이 짙었다면 최근에는 주변 아파트 시세나 먼저 분양한 단지보다 가격을 처음부터 낮게 책정해 시장에 내놓는 일이 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분양한 인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3순위 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평균 1.25대 1의 경쟁률로 대부분 주택형이 마감됐다. 송도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 완판(完販)에 어려움을 겪던 곳이다. 하지만 3순위에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아파트가 선전한 이유는 저렴한 분양가 때문이다. 3.3㎡당 분양가가 1140만원 선으로 지난해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1190만원),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1240만원)'보다 50만~100만원쯤 쌌다.
최근 청약을 받은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도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나름대로 분양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887만~989만원. 2009년 분양한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보다 100만원쯤 저렴한 가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김포지역 시장이 좋지 않아 미분양 우려가 컸다"며 "하지만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춰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미분양이 발생한 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분양가를 내리는 건설사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분양가를 낮춰 분양에 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이 발생하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 금융비용 증가 등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