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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안정되고 분양 늘었는데 수도권 집값은 떨어졌다, 왜?

    입력 : 2011.10.27 03:04

    수도권 분양 물량 1만1000여가구,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0%나 늘어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량 줄어 아파트 값은 6개월째 하락세
    "주택시장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듯"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각종 지표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 분양과 착공 물량이 늘어난 반면 미분양 주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치솟던 전세금도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집값은 거꾸로 가고 있다. 부산·대전 등 일부 지방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서울 개포동의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표와 체감경기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호전되는 부동산 지표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가 주택 건설 인허가 물량이다. 통상 인허가 물량 증가는 향후 주택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2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건설 인허가(사업승인·건축허가) 물량은 4만4000여 가구로 8월(4만856가구)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2만1000여 가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누계치도 30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16만 가구) 실적의 2배 가까운 것은 물론이고 주택 경기가 호황을 누렸던 2007년(28만 가구)보다도 많다. 주택건설 동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착공 물량도 9월에 3만2000가구를 기록해 전달보다 17% 증가했다.

    그동안 움츠렸던 건설업체들도 아파트 분양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분양 물량도 증가세다. 지난달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은 전국적으로 2만4000가구를 넘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8% 늘었고, 과거 3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20%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이 1만1000여 가구로 270% 급증했고 지방도 100% 이상 늘었다. 분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은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집이 잘 팔린다는 것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9월 말 기준 6만8039가구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전용면적 85㎡(25.7평) 초과 중대형과 준공 후 미분양이 한 달 만에 각각 1000가구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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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집값은 하락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급등세를 보였던 전세금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지난 7월부터 석 달 가까이 매주 0.5% 이상 오르다가 10월 둘째 주 0.03%, 지난주에는 0.02%로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주택 건설 물량이 늘면 입주 물량도 늘어 전·월세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택시장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지표는 호전되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수도권 집값은 5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뒤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9월 초 이후 한 달 새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서울과 인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는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은 지난 3~4년간 지속된 공급 부족 여파로 부산·대전 등 대도시 중심으로 집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더감 이기성 대표는 "수요가 꾸준한 지방과 중소형 주택 가격은 견조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도권은 파격적인 규제 완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살아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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