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8.25 03:04
수십년 아파트 위치 흔들
최근 단독주택 인기 높아
노년층엔 세컨드 하우스
젊은 층엔 땅콩집이 인기
용인·판교 줄줄이 보급
당분간 인기 식지 않을듯
최근 아파트 건축허가가 줄어들고, 시세도 내려가는 등 주택시장에서 아파트의 위세가 주춤한 반면 단독주택 인기는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단독주택 건축허가 물량은 증가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단독주택 건축허가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만7000㎡ 증가했고, 착공 물량도 63만1000㎡ 증가했다. 반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축허가 물량은 59만2000㎡, 착공물량은 181만5000㎡씩 줄었다. 단독주택 용지도 잘 팔린다. 수도권의 주거전용 단독주택 용지 판매량은 1월 47필지, 2월 52필지, 3월 60필지 등 꾸준히 늘고 있다.
◆단독주택이 좋은 이유
단독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1인가구가 늘고, 아파트 투자로 더 이상 시세 차익을 노리기 힘들어졌다"면서 "단독주택은 침체기에도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단독주택은 다가구주택 등으로 개발해 세를 놓으면 매달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가 지난 '5·1 부동산 대책'에서 단독주택 층수와 가구수 제한을 완화해 임대사업용으로 단독주택 몸값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택지개발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의 경우 종전 2층에서 3층으로,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3층에서 4층으로 각각 층수 제한을 완화했다. 규제 완화 이후 지난 5월 단독주택 용지 판매량은 17만2000㎡로 4월(8만1000㎡)보다 배 이상 늘었다.
젊은 건축가들이 교외에 지은 땅콩집(한 필지에 단독주택 2채가 나란히 붙어 마당을 함께 쓰는 형태)도 단독주택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서울 출퇴근 가능 지역에서 자본금 3억 내외로 지을 수 있는 땅콩집은 젊은 직장인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은퇴를 했거나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 단독주택은 세컨드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마케팅업체 '홈덱스'의 설문조사 결과, 3년 안에 세컨드 하우스 구입 의사가 있는 사람이 57.2%에 달했다.
◆단독주택 인기 계속될까
당분간 단독주택의 인기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시장이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주택금융 수요실태 조사'에서도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한 응답자는 1990년대 40%에서 2004년 75.7%까지 치솟았다가 2006년 68.1%로 떨어진 뒤 정체돼 있다.
반면 외국 업체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하반기에 일본 목조주택 1위 업체인 '미사와홈'을 비롯해 '세키스이하임', '타니가와' 등 일본 주택업체들이 경기도 용인과 판교신도시에서 줄줄이 단독 주택 공급에 나선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과거에도 아파트 매매가 부진하고 전세금이 상승할 때 단독주택이 반짝인기를 얻었던 때가 있었다"며 "현재 단독주택을 사는 수요자는 땅값 상승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면 투자자들이 다시 아파트 투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