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거실엔 상추 심고, 욕실엔 음악 소리… 아파트 살맛 나네요

    입력 : 2011.07.07 03:05

    디자인 차이가 삶의 차이

    놀이터에선 '자연 에너지' 갖고 놀아… 자전거 페달 밟으면 바람개비 휙휙

    큰 욕조 옆, 애완견·빨래용 미니욕조, 계단 옆 벽면엔 칼로리 표시 등… 디자인 경쟁, 생활 속 파고들어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멋지고 세련된 디자인은 제품의 가치를 높여준다.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어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이 투자 대상이 아닌 공공의 재산, 삶의 터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디자인 요소가 더욱 중시되고 있다. 외관이나 색상이 주위와 조화를 이루는 것은 기본이고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어 더 편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아파트 단지 내 편의시설에 적용한 디자인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상을 받고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호평받은 디자인 아이템을 소개한다.

    아파트 부엌에서 채소나 꽃을 키울 수 있도록 개발한 현대건설의‘키친 나노 가든’. / 현대건설 제공


    삶의 편의성 높인 디자인

    아파트에 설치된 욕조는 대부분 서양인의 체형과 생활습관에 맞춰져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이불 빨래할 때 쓰이는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런 욕조의 본래 기능을 살리는 동시에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시켰다.

    경기 광교신도시 '래미안 광교'와 김포한강신도시 '래미안 한강1차' 아파트에 설치된 '한국형' 욕조는 큰 욕조 바로 옆에 사람의 발이나 애완견을 씻거나 간단한 빨래를 할 수 있는 작은 욕조를 따로 만들었다. 샤워기 아래에는 작은 의자와 조명·스피커를 함께 설치해 음악을 들으며 편하게 앉아서 씻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도입한‘한국형’욕조와 샤워기. / 삼성물산 제공

    지난 1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경남 양산시 '남양산 e편한세상'에는 대림산업의 '스타일렉(Stylelec) 디자인'이 적용됐다. 그동안 각 가정에 설치된 전기 스위치와 온도조절기, 콘센트 등이 직사각형 모양으로 정형화됐던 것에서 벗어나 정사각형으로 차별화했다. 크기가 작아서 잃어버리기 쉬운 실내 조명등 리모컨을 오뚝이 모양으로 만들어 거실 어느 곳에 두든지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띈다.


    자연과 함께하는 디자인

    경기도 김포‘풍무 자이’에 만들어진 태양광 넝쿨 시스템‘솔빔’. / GS건설 제공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반포 힐스테이트'에 가면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 '자연 에너지 놀이터'를 만날 수 있다. 이 놀이터는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돌리고 흔들거나 그 위에서 뛰면 운동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바뀌어 실제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순환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소형 발전기가 내장된 물레를 돌리면 연줄처럼 생긴 LED 조명이 반짝이며 전기의 생성과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발전기가 전기를 만들어 바람개비를 회전시킨다.

    거실이나 부엌과 같은 실내에서도 이젠 정원을 꾸밀 수 있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키친 나노 가든'은 각 가정의 주방에 설치된 유리 상자에 빛과 물 그리고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신선한 채소나 허브, 꽃을 재배하고 공기청정기 역할도 한다.

    GS건설인천 서구 '청라자이'와 김포 '풍무자이'에 태양광 넝쿨 시스템 '솔빔(Solbeam)'을 선보였다. 솔빔은 햇빛과 빗물 등 자연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옥외 조형물. 낮 동안 축적한 태양광으로 조명을 켜고 시계를 작동시킬 뿐 아니라 저장된 빗물로 넝쿨에 물을 뿌려줘 별도의 전기나 에너지 없이 식물을 키울 수 있다. GS건설은 태양광으로 단지 내 조명뿐 아니라 방범용 카메라, 방송 스피커, 벤치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다용도 가로등 '오르비트(Orbit)'도 개발했다.


    '위트'가 곁들여진 디자인

    재미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입주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디자인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반포 힐스테이트’에 설치된‘자연 에너지 놀이터’. / 현대건설 제공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진달래3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그레이튼' 아파트는 기존 단지에서 단순하고 천편일률적인 기호로 그려졌던 안내 표지판과 달리 각종 정보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계단 옆 벽면에는 한 걸음씩 오를 때마다 소비되는 열량을 재미있는 표정 속에 담았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된 방범 카메라도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동부건설은 경기 '용인신봉 센트레빌'에 설치된 방범로봇을 '도깨비' 형상을 기본으로 해학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디자인해 친근감을 높였다. 기능 면에서도 이상 동작을 감지한 경우 자동 촬영과 함께 1차 경고방송을, 같은 동작이 지속될 경우 2차 경고방송과 함께 단지 내 관리센터로 경보를 보낸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고를 때 분양가와 입지뿐 아니라 세련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주거공간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서 디자인 개발 노력은 일상생활의 세밀한 부분으로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