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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差 줄었다

    입력 : 2011.06.16 03:15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고가아파트 투자 매력 잃고 실수요자 위주 거래 이뤄져
    상위 20% 평균가 1.3%↓, 하위 20%는 25%나 올라

    서울 서초동에 사는 박모(52)씨는 올해 초 살고 있는 A아파트(165㎡·50평)를 15억원에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집을 사겠다'고 걸려온 전화가 한 통도 없었다. 한 달 전에는 가격을 1억원 내렸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가격을 계속 낮출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남 김해의 '율하 e편한세상'(110㎡) 아파트는 최근 2억775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1년 전보다 6750만원 오른 가격. 김해시 S부동산중개소 사장은 "김해산업단지가 조성 중인 데다 부산~김해 간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있어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최근 고가(高價)의 아파트 값은 떨어지고, 저가(低價)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는 '아파트값 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 매력이 줄고 실수요자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민은행이 전국의 아파트를 가격 기준으로 상위 20%와 하위 20%로 나눠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009년 5월 5억2980만원에서 올해 5억2269만원으로 1.3%(711만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 아파트는 6617만원에서 8270만원으로 25%(1653만원)나 상승했다.

    두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2005~2007년 주택경기 호황기에 대형·고가 주택 위주로 집값이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 우선 작용했다. 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열풍'이 확산되면서 지방 소형 주택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전세금 상승을 계기로 소형 주택에 대한 내집 마련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저가 주택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 여파로 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송파구 대형 아파트 값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15억5000만원이었던 도곡동 '현대하이페리온'(211㎡)은 최근 14억2500만원으로 1억3000만원이 떨어졌고 잠실동 '레이크팰리스'(165㎡)도 1년 전보다 1억원 가까이 하락한 18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도곡동의 H공인중개사는 "최근 고가 아파트는 가격을 아주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구매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의 가격 평준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2000년 이후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굳이 큰 주택에 살아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저가·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며 가격이 크게 오르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고가·대형 주택에 관심이 다시 늘어난다"며 "내년 상반기부터는 고가 주택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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