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09 03:01
"경기 좋을 때 너무 비싸게 팔아" 지적도
9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서 109~ 131㎡(33~39.6평)짜리 아파트 233가구를 분양하는 동부건설은 용인시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3.3㎡(1평)당 평균 1219만원에 분양가 승인을 받았지만, 1139만원으로 분양가를 낮췄다. 이상욱 현장소장은 8일 "단지 주변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 시세보다 싸게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 분양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2~3년 전 분양가보다 최고 3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공급했던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용인시·고양시·성남시 등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2~3년 전보다 20~36% 낮아졌다. 인천 지역 아파트의 올해 평균 분양가도 3~4년 전보다 15%가량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3.3㎡당 1250만원에 분양했던 '수원 인계 푸르지오'가 잘 팔리지 않자 최근에 분양가를 980만원으로 20% 이상 낮췄다. 대우건설 측은 "이익이 거의 남지 않아도 미분양으로 갖고 있는 것보다 빨리 처분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111~ 142㎡(33.6~43평)짜리 아파트 236가구를 분양한 서해종합건설도 3.3㎡당 1250만원에 분양가 승인을 받고도 990만원으로 20%나 낮춰서 분양했다. 이 아파트 주변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 건설사들이 3.3㎡당 1300만~1600만원에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현재 시세는 1000만원 안팎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수도권 외곽에서 고가에 분양했던 아파트는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를 산정할 때 원가개념을 적용하기보다는 주변 시세를 주로 비교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