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26 03:02
가변형 벽체로 아이들 공부방…
벽면 모퉁이 속에선 수납장 생겨 공간 극대화 "중·대형 안 부럽네"
소형 아파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실내는 더 넓어지고 버려지는 공간은 줄고 있다. 한마디로 속이 꽉 찬 '군살 없는' 아파트로 변신 중인 것. 발코니 확장으로 내부 면적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방 하나를 더 만들고 대형에서나 가능했던 복층(複層)도 등장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최근 선보인 소형 아파트는 신혼부부·노부부 등 2~3인 가구가 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공간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특화 설계가 적용되고 있다"면서 "전용면적 59㎡인 아파트 내부공간을 잘만 활용하면 85㎡형 주택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넓고 편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인기상품은 대부분 소형이다. 이 중에서도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중대형처럼 탁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 구조를 바꾸고 내부를 늘린 아파트가 상한가다.
대표적인 단지가 최근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합동분양에서 350가구 모집에 560여명이 접수하며 청약을 마감한 '반도유보라2차' 59㎡C형이다. 비결은 4.5베이 구조. 4.5베이는 주택 전면 발코니에 안방, 거실, 작은 방 2개와 욕실의 창문을 배치해 채광 효과는 좋지만 주택 구조가 옆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도건설은 여기에 발코니 확장을 통해 주택 앞뒤로도 최대 90㎡까지 공간을 확대해 더 넓어지도록 했다.
포스코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하는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는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도록 알파룸을 마련했다. 이 회사 현경민 분양소장은 "96㎡형 주택에 마련된 알파룸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해 방으로 활용할 경우 최대 4개의 방이 나온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복층 구조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서 공급한 '퍼스트프라임'은 지상 4층 이하 저층 일부를 1~2층과 3~4층으로 나눠 각각 복층으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1~2층 복층에는 개인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지하중층을, 3~4층은 다락방을 덤으로 제공해 최고 33.5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폭 발코니는 내부 공간을 손쉽게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삼성물산이 경기 수원 영통구에서 최근 분양한 '래미안 영통 마크원'은 발코니 등 서비스 면적을 전용면적 대비 50%로 늘렸다. 전용 84㎡형의 경우 평균 42㎡의 서비스 면적을 더 준다. 대림산업이 경기 의왕 내손동에서 공급하는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역시 2m의 광폭 발코니를 도입했다. 110㎡형 주택은 일반 발코니(폭 1.5m)를 적용했을 때보다 실거주 면적이 6.6~9.9㎡(2~3평) 정도 더 넓어진다.
◆숨겨진 수납공간을 찾아라
소형 아파트에 숨어 있는 수납공간을 찾아내는 열기도 뜨겁다. GS건설이 다음 달 초 분양하는 '강서 한강자이'는 분양 물량의 70% 이상이 중소형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해 집안 곳곳에 독특한 형태의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가령 냉장고 옆에 서랍형 김치 냉장고 자리를 확보하고 화장대 옆에도 별도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대우건설이 공급하는 '김포 한강신도시 푸르지오'와 '부산 사하구 다대 푸르지오'는 벽면을 통째로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영통 마크원'은 복도에 창고를 만들어 자주 안 쓰는 계절용품이나 교자상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상무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소형을 넓게 만들려는 경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소형 주택을 중대형처럼 활용하면 분양가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