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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제한 풀린 실버주택, 골드주택 되나

    입력 : 2011.04.25 03:06

    실거래가 껑충… 新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라

    21일 경기도 분당 금곡동에 있는 실버주택 '더 헤리티지 실버타운'. 고급 리조트 분위기가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널찍한 각 층마다 들어선 편의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수영장·사우나·실내 골프연습장·피트니스센터·찜질방에 노래방·바둑실·영화감상실·당구장까지 갖춰져 있다. 휠체어가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경사를 완만하게 만든 '휠체어 길'도 보였다.

    노년층을 위해 만든 실버주택이 최근 재테크나 투자 대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실버주택은 노인 주거 안정화를 위해 1989년 임대 중심 운영을 전제로 도입한 주택이다. 이후 1997년부터 분양이 허용되면서 현재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5000가구가 공급됐다. 헤리티지 외에도 40·50층 고층 건물 두 개로 이뤄진 '더 클래식 500'(서울 광진구 자양동), 명지대 캠퍼스 옆 '엘펜하임 실버타운'(경기도 용인) 등이 대표적이다.

    실버주택은 자연 녹지지역에 주로 허가가 났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병원·스파·체육관 같은 편의시설이 좋지만, '60세 이상만 실버주택 거주·매매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투자 측면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이미 지어진 실버주택에 한해 '나이 제한 규정'을 없앤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분당 헤리티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전용면적 82.5㎡(25평)가 지난달 5억원 정도에서 최근 5억5000만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신세계 첼시 인근 유승앙브와즈 112㎡ 아파트는 최근 실거래가격이 1억7500만원에서 2억원대로 올랐다.

    실버주택 입주자들도 개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나이 제한 규정에 묶여 거래가 자유롭지 않아 개인적인 사정이 생길 경우에도 집을 팔고 나가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또 자녀와 살다가 실버주택에 입주할 경우, 자녀들은 거주자 나이 제한에 걸려 함께 살 수도 없었다.

    박성민 헤리티지 이사장은 "새로 짓는 실버주택은 여전히 나이 제한이 적용돼 근본적으로 실거래에서나 노인 복지 측면에서 개선된 점이 없다"며 "앞으로 지어질 실버주택에 대해서도 규제를 풀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실버주택이 '노인 주거 안정화'라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투기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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