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1.12 03:01
일부지역 매매가의 90% 육박… "전세 보러왔다 집사는 사람 많아"
전국 최대 미분양 아파트 밀집지역 중 하나인 대구에서 미분양이 최근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전세금이 치솟자 일부 전세 수요자가 즉시 입주할 수 있고 가격이 싼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구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대구 전체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여 가구로 아직 전국에서 1~2위를 다투지만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이 줄었다. 남구와 수성구에서 일부 대형 미분양이 새로 생겼지만 달서구에서만 985가구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600여 가구 줄었다.
대구 달서구 '상인 푸르지오'는 최근 미분양 아파트 80여 가구가 팔렸고 '월성 월드메르디앙'도 한때 300가구에 달했던 미입주 물량이 현재는 90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전세금이 급등하고 전셋집이 귀해지면서 당장 입주가 가능한 준공 후 미분양을 찾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달서구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금이 큰 폭으로 올라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다. 상인동의 82㎡(24.8평) 아파트 매매가는 1억1000만원 선이지만 전세금은 8000만~9000만원까지 올라 차이가 2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부 세입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상인동 대림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80~90%에 달해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집을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자의 매매 전환 수요로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대형 아파트까지 확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소형 미분양은 전세금 상승세와 건설사의 분양가 할인 등 각종 혜택이 더해져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