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1.29 03:08
8·29 대책 3개월… 아파트 거래량·청약경쟁률, 올해 봄 수준으로 회복
수도권 일부는 아직 겨울잠
두 달 전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택지개발지구에 있는 '동탄 메타폴리스' 주상복합은 한동안 분양가보다 1억원 가까이 싼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 3.3㎡(1평)당 평균 분양가가 1500만원대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비쌌고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 3개월…거래량·청약률 올봄 수준 회복
정부가 지난 8월 말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나 청약경쟁률 등 시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는 올 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시 총부채상환비율(DTI·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제도)을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생애 최초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가구당 2억원 범위 내에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생애최초 대출'을 5년 만에 부활시켰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올 4월 3245건에서 8월에 2100여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0월 3100여건으로 다시 늘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는 10월 한 달간 801건이 거래돼 올 3월(885건)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강남구 개포동의 '정애남 공인' 대표는 "얼마 전 개포 주공1단지 소유자가 시세보다 500만원 싸게 매물을 내놓았는데 매수자가 달려들자 바로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전국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총 청약 신청자를 총 가구 수로 나눈 것)은 올 2월 3.65 대 1에서 9월에 0.4 대 1까지 떨어졌다가, 11월에 다시 2.4 대 1로 회복했다. 특히 지방은 11월 평균 청약경쟁률이 3.16 대 1로 나타나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매시장도 북적거려
경매시장도 다시 달아오른다. 경매 정보 제공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법정 경매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 8월 75.9%에서 최근 78.9%로 높아졌다. 경매에 참여하는 평균 응찰자도 11월에 6.5명을 기록, 올 2월(6.8명) 이후 가장 많았다. 경매업체 '디지털태인'의 이정민 팀장은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2회 이상 유찰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처음 나온 물건을 낙찰받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집을 사기 위해 '생애최초 대출'을 신청하는 건수와 금액도 지난 25일 현재 1061건, 66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을 시작한 이후 하루 평균 19건, 12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2~3년 전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분양했거나 입주 물량이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전히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미분양을 판매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같은 면적인데 주변 시세보다 2억~3억원 정도 비싸다 보니 대책이 나와도 미분양이 크게 줄지 않았다"며 "다른 지역도 분양가가 높았던 아파트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