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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팔리던 애물단지, 분양가 낮췄더니 '대박'… 복덩이 된 '부도 아파트'

    입력 : 2010.11.25 03:08

    釜山·光州 주인 바뀐 사업장, 분양침체속 순위내 마감 히트
    "싸게 땅사 20~25% 인하 가능"

    "애물단지가 복덩이가 된 셈이죠."

    지난달 부산광역시 정관신도시에서 중견 주택업체인 ㈜동일이 분양한 '동일스위트' 아파트. 총 1741가구의 대단지인 이 단지는 3순위 청약 접수에서 평균 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이 끝났다. 수도권에서도 청약 미달사태가 벌어지던 상황이어서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이 아파트는 3년 전 D건설이 분양에 나섰다가 실패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던 이른바 '부도 아파트'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4월 ㈜동일은 이 사업장을 인수해 중소형으로 내부 설계를 바꾸고 분양가도 대폭 낮춰 분양에 성공했다.

    주택경기 침체의 산물인 '환급사업장'이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고 있다. 환급사업장은 시공 중이던 건설사가 파산이나 부도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이하 주택보증)이 계약자들에게 계약금을 환급해주고 대신 소유권을 갖게 된 아파트를 말한다.

    부산·광주 등 곳곳서 청약 마감

    지방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성적은 대체로 신통치 않았지만 환급사업장은 최근 대부분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 4월과 5월 광주광역시 수완지구에서 아파트 3개 단지 분양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5월에 분양한 15-1블록 '대방노블랜드'는 평균 4 대 1, 최고 1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보기 드문 경쟁률이었다. 이들 단지는 모두 작년 하반기 주택보증이 공매에 부친 환급사업장을 사들여 분양한 아파트인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는 한때 미분양이 많아 '주택업계의 무덤'이라 불렸는데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영은 지난해 8월 C&우방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주택보증으로 넘긴 경기 화성 향남1지구 아파트를 사들여 재미를 봤다. 분양 3개월 만에 공급물량의 90%를 계약했다. 신영 관계자는 "주택보증의 공매가 몇 차례 유찰돼 최초 공매가의 70%에 사들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게 재분양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낮은 분양가가 최대 경쟁력

    원래 환급사업장은 '망한 회사'의 아파트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2~3년 전만 해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침체하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싸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환급사업장의 분양가는 통상 주변에서 분양한 아파트보다 최고 20~25%쯤 싸다.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의 경우 분양가를 3.3㎡당 570만~62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 김은수 사장은 "싼값에 땅을 샀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다"며 "거의 4년 전 수준에 공급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급사업장의 인기를 '시장 침체기의 전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오를 때 소비자는 향후 가격이 더 오르기를 바라면서 입지, 조망, 건설업체 브랜드 등 모든 부분을 따져가며 청약에 나서지만 하락기에는 무엇보다 싼 아파트부터 찾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시장 침체기에 소비자가 투자할 때 가장 확실한 신뢰를 주는 것이 바로 가격"이라며 "자신이 분양받을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면 그 차액 정도는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환급사업장, '묻지마 청약'은 위험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싼 환급사업장 아파트라고 무턱대고 청약에 나서면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지금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상당수 환급사업장이 과거에는 미분양 아파트였기 때문이다. 환급사업장 아파트를 분양받기 전에는 가격과 함께 단지 규모, 입지여건, 미분양 이유 등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써브함영진 부동산연구실장은 "예전에 분양했다 실패했다면 그 원인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본 후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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