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1.13 03:05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단지가 상승세 주도
거래시장도 서서히 살아나… 전반적 회복은 더 두고봐야
"올 3월에 부동산 중개업소에 팔아 달라고 내놨는데 이제야 팔렸어요. 그동안 월급 쪼개서 은행 이자 낸 것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손해 안 보고 판 게 어디냐 싶어요."
◆수도권 아파트 가격 39주 만에 올라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1월 둘째 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01% 상승했다. 수도권 집값이 상승한 것은 2월 12일 조사 이후 무려 39주 만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상승폭이 워낙 작아 집값이 올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반적인 추세를 볼 때 소비자들 사이에 수도권 아파트 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세가 멈춘 데에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서울 남동부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이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화는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가격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4개 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10월 말 이후 3주 연속으로(0.01%→0.03%→0.13%) 올랐고, 상승폭도 커졌다. 강남 지역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동 주공4단지의 경우 42㎡(12.7평)형 아파트가 7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다 이번 주 2000만원가량 올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112㎡·33.8평)도 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올해 중반 2000가구 안팎의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돼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용인과 파주 아파트 가격도 각각 0.04%, 0.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파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예전처럼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매매 계약이 매주 2~3건씩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 회복 중
거래 마비 상태이던 주택 거래 시장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에 비해 수도권이 11%, 서울이 5.9% 늘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10월 주택 거래량은 전달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현환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과장은 "주택 공급량이 다소 줄었고 '8·29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내년 초쯤이면 수도권 주택거래 시장이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크게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현재 거래되는 주택은 대부분 급매물로 나온 주택들"이라며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된 후 정상적인 매물에 대해 매수세가 붙으면 집값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