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14 02:57
고전하던 신규 입주단지 활기 되찾아
서울서 밀려난 전세 수요자, 수도권 새 아파트로 이동
전세 늘면서 입주율 상승… 분양권 가격도 최악 벗어나
◆활기 띠는 신규 입주단지 전세 거래
"입주가 시작된 이후 단지 시설과 조경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전세 찾는 사람이 많아요."
최근 입주에 들어간 고양 식사지구 '일산자이 위시티'는 최근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입주단지 중 최대 규모(4683가구)인 이 아파트는 지난 8월 초까지만 해도 거래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된 9월 이후 전세는 물론 분양권 거래도 증가했다. 전세금은 입주 초기보다 2000만~5000만원쯤 뛰었다. 호가(呼價) 기준으로 112㎡는 1억5000만~1억7000만원, 중대형인 130~157㎡는 2억~3억원선이다. 입주 대행사인 더감 이기성 사장은 "서울보다 전세금이 싸고 아파트 품질도 좋아 전셋집의 30~40%가 서울 거주자로 채워지면서 입주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던 분양권도 급매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회복세다. 식사동 H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8·29대책' 발표 이후 집값 반등을 기대하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사두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입주 폭탄' 진원지 중 한 곳이던 용인도 새 아파트 전세금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용인 신봉센트레빌(109㎡)은 8월 말 1억5000만원선이던 전세금이 최근엔 최고 2억원에도 나오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로 서울 강남 출·퇴근 직장인이 전세를 많이 찾는다"면서 "중소형의 경우 마이너스였던 분양권 프리미엄도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진접지구 금강펜테리움 등 남양주의 신규 입주단지도 중소형 중심으로 전세금이 입주 당시보다 많게는 6000만~7000만원씩 뛰었다.
◆매매가격도 반등할까
그동안 공급 과잉으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신규 입주 아파트의 입주율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이들 아파트가 과연 '백조'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0년대 말 IMF사태 당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는 초기 대량 미분양과 미입주에 시달렸지만 3~4년 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변신했다.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에 입주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도 무더기 미분양으로 울상을 지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 잡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단지의 매매가 회복세가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부동산114 임병철 과장은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자가 수도권 신규 입주단지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전세금 강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전세금 상승세가 지속되면 매매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