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9.28 03:01
잠실 리센츠 39.7㎡
분양가 1억9000만원서 4억대로
분양 당시 '미운 오리 새끼' 신세였던 서울 강남권의 소형 재건축아파트가 임대 수요 증가 추세와 맞물리며 '백조'로 거듭났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의 공급 면적 39.7㎡(12평)짜리 아파트. 2005년 1억9000만원(기준층 기준)에 분양한 이 아파트는 27일 현재 4억원을 호가한다.
2004년에 1억6700만원에 분양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역삼아이파크' 36.3㎡(11평)짜리도 3억5000만원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입주를 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서 공급 면적이 66㎡(20평) 미만인 아파트가 있는 곳은 잠실 리센츠, 역삼아이파크, 잠실 파크리오 세 곳뿐이다.
대형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지역에서 66㎡도 안 되는 '미니 아파트'가 생겨난 이유는 재건축 규제 중 하나인 소형 평형 의무비율과 재건축 조합의 욕심 때문.
이 규정에 따라 재건축 조합은 아파트를 재건축하면서 전체 가구의 20% 이상을 전용 면적 60㎡(18.2평) 이하로 지어야 했는데, 자신들의 아파트 면적은 최대한 늘리면서 60㎡ 이하 아파트 가구 수를 맞추려다 보니 이들 아파트의 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분양 당시엔 "강남에서 소형 아파트는 인기가 없을 것"이라며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에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아 시세는 꾸준히 올랐다.
서울시의 실거래가 통계 사이트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리센츠 39.7㎡는 올 7월 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분기보다 1억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작년 4월 2억8000만원에 거래된 역삼아이파크 36.3㎡도 올 5월엔 3억2500만원에 매매됐다.
이들 아파트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임차(賃借)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역삼아이파크 36.3㎡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140만원 정도에 월세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인근의 '시온공인' 관계자는 "90% 이상이 월세 물건이고 매물도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리센츠 39.7㎡도 월세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110만~130만원가량이고 전세금은 1억8000만~2억3000만원 수준이다. 최정규 '송파공인' 대표는 "소형 아파트는 값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임차 수요가 꾸준해 매매나 전세 거래가 대형보다 더 잘된다"고 말했다.
이들 아파트 가격이 앞으로 계속 오를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규정 '부동산114' 컨텐츠본부장은 "이들 아파트는 가격이 많이 올랐고 대부분 임대용이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추가로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