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8.30 03:05
"거래 숨통 트일듯… 집값 반등은 불투명"
DTI 완화폭 예상보다 커… "거래회복에 긍정적 신호"
보금자리주택도 속도 조절… "민간분양 활성화 효과 기대"
"양도세 감면 등 빠져 아쉽다"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회복에 긍정적인 시그널(신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사상 최악으로 냉각됐던 주택구매 심리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 회복을 이끌어내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많다.
◆"주택 구매심리 회복에 도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실수요자에 대한 DTI 규제 완화가 대폭 확대돼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정부가 일단 DTI에 손을 댔다는 것은 주택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도 "현재 주택거래 침체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집값 급락에 대한 불안심리는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바닥을 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DTI 완화 대상을 1가구1주택자까지 확대한 것은 실질적인 측면은 물론 심리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주택 구입을 미뤄왔던 대기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 대부분이 DTI 완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3개구를 제외한 수도권의 총 아파트(360만여가구) 중 시가 9억원 이상은 2%인 6만8000여가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동안 금액과 면적 제한에 묶여 거래가 침체됐던 대부분 주택이 규제 완화의 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집값 회복 여부는 '글쎄'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그동안 DTI와 함께 성역처럼 여겼던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규제에 손을 댔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금자리주택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는 민간의 주장을 외면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시기와 사전예약 물량을 일부 조절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광명, 시흥 등 경기 서남부 지역의 경우 공급시기를 조정하면 기존 주택의 집값 하락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분양가가 싼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예정돼 있어 기존 주택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한국주택협회 권오열 부회장은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사실상 민영주택의 공급 시장이 마비상태나 다름없었다"며 "그동안 청약자격이 안 되는데도 보금자리주택만 바라보고 있던 잠재 수요자들을 민간 분양주택으로 끌어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는 거래가 완전히 살아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론이 적지 않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예상보다 DTI 완화 폭이 커지긴 했지만 최근 들어 은행이 대출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실제 대출 가능액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며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상 등 부담 요인이 여전해 거래세 감면 등 직접적인 조치 없이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의 수도권 확대 등은 투기 확산을 우려해 제외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정부의 의지는 확인했지만 대책이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새 주택 구입에 대한 양도세 한시 감면 등이 빠져 있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