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8.28 03:00
"DTI 풀고 거래세 낮추고 분양가 상한제 완화해야"
변죽만 울리는 대책이면 시장 장기침체 빠질 수도
보금자리주택 속도조절을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29일)가 초 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시장 기반이 와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주택시장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집값이 줄곧 하락하고 실수요자가 이사하기도 힘들 만큼 거래가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은 과감하고, 종합적이며,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지금 주택시장은 기초체력 자체가 크게 약화돼 어떤 대책이 나와도 단기간에 큰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수요자의 심리적 안정과 거래에 숨통을 터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은 과감하고, 종합적이며,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지금 주택시장은 기초체력 자체가 크게 약화돼 어떤 대책이 나와도 단기간에 큰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수요자의 심리적 안정과 거래에 숨통을 터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입주자에게는 DTI 완화가 필수적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총부채상환비율(DTI·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제도)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기존주택과 이사할 새집에 모두 담보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기존주택이 팔리지 않으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DTI 완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용만 교수는 "기존 주택을 팔고 새집으로 옮기는 경우에 한해 한시적으로 DTI 적용을 전면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에 DTI 완화에 따른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현재 50%에서 60%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TI는 금융 시장 실패를 주택 시장 규제로 풀기 위해 만든 이상한 제도"라며 "금융권이 스스로 대출심사를 잘하고, 관리감독을 충실히 한다면 DTI 규제는 있을 필요가 없다"며 폐지론을 주장했다.
반면, DTI 완화가 급속한 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재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DTI 완화는 실수요자 배려 차원에서 할 수 있지만 전면적으로 손대면 버블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등 거래비용 줄여줘야
거래 정상화를 위해서는 양도소득세와 취득·등록세 감면 등 과감한 세제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거래 비용을 줄여주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심리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새 아파트 입주예정자가 내놓은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해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 규모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기존 주택가격은 6억원 또는 9억원 이하로 각각 제한하면 투기 세력 유입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수도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지방처럼 분양가 할인에 따라 감면 폭을 차등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인천·경기부터 적용하고 상황에 따라 서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1년 더 연장된 취득·등록세 50% 감면 혜택은 계속 유지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완화는 기간을 올 연말에서 2~3년 더 연장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재언 연구위원은 "주택의 공공재 성격을 감안하면 양도세 중과세를 전면 폐지하기는 부담스럽고 연장하는 쪽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 주택 속도 조절 필요
이번 대책의 근간은 금융과 세제 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 정상화에 역행했던 규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대표적인 게 분양가 상한제. 장성수 연구위원은 "분양가 규제는 주택업체의 폭리 우려와 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지금은 불필요한 규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금자리주택도 지역별 수요와 시장 상황을 감안한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順)=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재언 삼성증권 연구위원,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 이용만 한성대 교수,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