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6.14 03:12
분양가 내렸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아…
주변 시세보다 내려도 대거 미달사태 벌어져 건설업체들 죽을 맛
"강남지역이어서 입지나 교통 여건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파트단지 설계나 조경에도 정말 공을 많이 쏟았습니다. 분양가격도 낮출 수 있는 만큼 낮췄어요. 건설사 입장에선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는데 그래도 청약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현대 반포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분양하는 현대건설 분양 담당자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청약 접수를 앞두고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최고 29층 397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2670만~3180만원으로 주변의 새 아파트인 반포 자이와 반포래미안퍼스트지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교통 여건이나 학군 등은 주변 아파트와 큰 차이는 없지만 분양가격을 대폭 내려 책정한 것. 현대건설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강남에서 시세보다 낮게 분양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요즘은 강남이라도 청약률이 걱정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분양가 내려도 청약률은 천차만별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격을 낮췄다고 해서 반드시 '청약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현대 반포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분양하는 현대건설 분양 담당자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청약 접수를 앞두고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최고 29층 397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2670만~3180만원으로 주변의 새 아파트인 반포 자이와 반포래미안퍼스트지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교통 여건이나 학군 등은 주변 아파트와 큰 차이는 없지만 분양가격을 대폭 내려 책정한 것. 현대건설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강남에서 시세보다 낮게 분양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요즘은 강남이라도 청약률이 걱정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분양가 내려도 청약률은 천차만별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격을 낮췄다고 해서 반드시 '청약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아파트단지의 분양가격 책정 수준은 불과 1년 전과는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삼성물산이 지난 4일 청약을 받은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 그레이튼 2차'의 전용 84㎡형 주택의 분양가는 9억6493만원으로 작년 12월 분양한 '래미안그레이튼 1차' 84㎡(10억2550만원)보다 6057만원 저렴했다. 청약 신청을 받은 결과 22가구 모집에 228명이 몰려 평균 10.3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349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SK 스카이뷰'(수원시 장안구 정자동)를 분양하는 SK건설(1순위 청약 16일) 역시 분양가격을 내렸다. 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150만원으로 수원시가 승인한 분양가(3.3㎡당 1167만원)보다 17만원 낮고 인근에 신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에 비해서도 낮다.
하지만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7~9일 사이 청약을 받은 대림산업의 '남대전 e편한세상'(대전 동구 낭월동)은 3.3㎡당 분양가는 84㎡형 주택의 경우 580만~620만원까지 대폭 낮췄다. 지난해 대전 신도안지구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87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단지는 0.38대 1의 낮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이달 초 서울 잠실에서 분양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3.3㎡당 분양가격 역시 주변 시세보다 200만~600만원가량 싼 2600만원에 분양했지만 대거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똑똑해진 소비자, 청약통장 아낀다
분양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할인해도 청약 성적은 천차만별로 나타남에 따라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이 영리해져 싸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요즘 같은 분양시장 침체기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일단 기다려 보고 미달이 난 뒤에 청약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물량이 많거나 비슷한 지역에서 아파트 공급이 예정된 경우 소비자들은 구태여 통장을 꺼내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정부가 분양했던 2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가격은 저렴했지만 비슷한 심리로 대규모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또 분양가격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많다. 박원갑 '부동산써브' 연구소장은 "분양가격이 싼 아파트단지 중에는 지역은 비슷하지만 인근 단지보다 규모가 훨씬 작거나 특정 주택형만 싸게 분양하는 이른바 '미끼상품'이 있는 경우도 많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이런 유혹에는 좀처럼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면 아파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려고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들기는 하지만 실제 청약률은 전혀 딴판으로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집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며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 가격으로도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7~9일 사이 청약을 받은 대림산업의 '남대전 e편한세상'(대전 동구 낭월동)은 3.3㎡당 분양가는 84㎡형 주택의 경우 580만~620만원까지 대폭 낮췄다. 지난해 대전 신도안지구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87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단지는 0.38대 1의 낮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이달 초 서울 잠실에서 분양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3.3㎡당 분양가격 역시 주변 시세보다 200만~600만원가량 싼 2600만원에 분양했지만 대거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똑똑해진 소비자, 청약통장 아낀다
분양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할인해도 청약 성적은 천차만별로 나타남에 따라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이 영리해져 싸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요즘 같은 분양시장 침체기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일단 기다려 보고 미달이 난 뒤에 청약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물량이 많거나 비슷한 지역에서 아파트 공급이 예정된 경우 소비자들은 구태여 통장을 꺼내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정부가 분양했던 2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가격은 저렴했지만 비슷한 심리로 대규모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또 분양가격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많다. 박원갑 '부동산써브' 연구소장은 "분양가격이 싼 아파트단지 중에는 지역은 비슷하지만 인근 단지보다 규모가 훨씬 작거나 특정 주택형만 싸게 분양하는 이른바 '미끼상품'이 있는 경우도 많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이런 유혹에는 좀처럼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면 아파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려고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들기는 하지만 실제 청약률은 전혀 딴판으로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집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며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 가격으로도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