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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주택은 저탄소·에코 주택"

    입력 : 2010.05.27 03:18

    日 친환경주택 연구 산실 '스미토모임업 쓰쿠바硏'

    일본 도쿄에서 조반고속도로를 타고 동북쪽으로 1시간쯤 달리자 5층 이상 건물을 찾아보기 힘든 전원도시 쓰쿠바가 눈에 들어왔다. 시내에서 차로 10여분을 더 달려 도착한 곳은 일본 친환경주택 연구의 산실(産室)로 불리는 '스미토모임업 쓰쿠바연구소'. 숲으로 둘러싸인 7000㎡ 부지에 1~2층짜리 연구실험동 20여개로 구성된 이곳에선 연구원 50여명이 미래 주택기술 개발을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었다.

    이 연구소는 일본 내 목조 단독주택 공급 1위 업체인 스미토모임업이 지난 1991년 일본에서 최초로 설립한 목조주택 R&D(연구개발)센터. 지금까지 주택 관련 특허와 신기술만 수백개를 만들어낸 이 연구소의 최근 화두는 저탄소 친환경주택. 한국에선 '그린홈', 일본에서는 '에코하우스(eco house)'라고 부른다. 우메사키 나오테루 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주택 건설은 대량 생산, 대량 공급 방식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저탄소·에코주택이 차세대 주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단독주택 건설업체인 스미토모임업의 쓰쿠바연구소에 설치된 에너지 절감형 주택‘료온보’. / 스미토모임업 제공
    실제로 일본 정부는 에코주택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 이상의 저에너지 시설을 갖춘 주택에 대해서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에코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스미토모임업도 4~5년 전부터 이에 대응한 기술 개발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도 '료온보(凉溫房)' 주택이었다. 연구소 부지 150여㎡에 마련된 2층짜리 료온보는 한마디로 바람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다. 목조로 만든 료온보에는 인위적인 냉난방 시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벽은 습기차단과 내화(耐火) 성능의 크로스패널(편백나무와 참나무 사용)이 설치됐고, 바닥에는 대나무와 히노키가 깔려 있었다.

    특이한 것은 집안 곳곳에 창문이 많았다. 1층엔 방마다 사람 앉은 키보다 낮은 곳에 어김없이 창문이 1~2개씩 달려 있었다. 2층 지붕에도 창문이 설치돼 열고 닫을 수 있었다. 이시자키 이사오 부소장은 "1층 창문으로 들어온 따뜻한 바람이 온도 차에 의해 2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지붕 창문으로 빠져나가도록 바람 길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에어컨을 쓰지 않고 통풍 효과만으로도 일반 단독주택보다 2.5배쯤 냉방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5년 전부터 료온보 주택을 출시한 스미토모임업은 매년 1만가구 안팎의 단독주택에 료온보 설계를 적용한다. 우메사키 연구소장은 "료온보 주택은 겨울에도 바깥 기온이 영하 7도일 때 난방장치를 가동하지 않고도 내부 기온을 영상 15도로 유지할 수 있다"면서 "여름에는 외부 기온이 영상 33도까지 올라가도 내부는 20~23도여서 시원하다"고 말했다.

    쓰쿠바 연구소는 인공기후실, 강풍실험실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에 맞춘 미래 주택 모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기후실에는 기온을 섭씨 20~40도, 습도를 20~100%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실험시설을 갖춰놓고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초당 최대 80m의 강풍과 시간당 450㎜의 폭우를 동반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실험주택 시설, 진도 7도의 강진과 섭씨 900도의 화염을 이겨내는 단열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스미토모임업의 이노우에 마모루 본부장은 "목조주택은 전통주택이 아니라 친환경이란 최근 흐름에 가장 적합한 미래주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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