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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2차 보금자리 미달 사태… '저축기간' 길면 기다려라

    입력 : 2010.05.20 03:13

    세곡·우면지구 567가구 등 강남권 물량 연말이면 나와…
    저축기간 짧은 실수요자는 이번에 적극 나서는게 유리

    이석우 기자
    "정부에선 보금자리주택이 엄청나게 싸다고 선전하지만, 이것저것 따져 보면 딱히 싼 것 같지도 않아요. 강남 지역 분양이 나올 때까지 더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가입한 지 7년 된 주택청약저축통장을 갖고 있는 직장인 박모(43)씨는 현재 한창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2차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할 계획이 없다. 박씨는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을 계속 공급하겠다는데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 그때 가서 청약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7일부터 시작된 2차 보금자리지구 사전예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부분의 주택 유형이 공급 첫날 마감됐던 1차 지구 사전예약 때와는 달리, 곳곳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강남지역 2개 지구(서울 내곡·세곡2지구)를 제외한 경기권 4개 지구(시흥 은계, 남양주 진건 등)에서 미달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상 밖의 미달사태가 벌어지는 만큼, 청약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경기권 2차 보금자리지구 미달 속출

    2차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 결과는 서울 강남권과 경기권이 철저하게 '양극화'돼 있다.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아파트 예비 청약자들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로비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2차 보금자리지구는 강남권을 제외한 경기권 4개 지구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공급을 받은 첫날인 18일 서울 내곡지구는 9.75 대 1, 세곡2지구는 12.4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강남을 제외한 경기권은 정반대다. 시흥 은계(0.06대1), 남양주 진건(0.08대1), 부천 옥길(0.17대1), 구리 갈매(0.34대1)는 청약자들이 철저하게 외면했다. 일부 단지에는 아예 청약자가 한 명도 없다. 앞서 실시된 특별공급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사전예약에서 미달된 물량은 1년 뒤쯤 실시되는 본청약 물량으로 넘어간다.

    이처럼 인기가 떨어진 것은 우선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범지구 때는 강남권 주택이 주변 시세의 50%, 기타 지역은 60~70% 수준이었지만 경기권 2차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80%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다.

    특히 경기권 임대아파트는 전세금으로 환산하면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94.5%), 더 비싼 곳도 있다. 주택 경기가 침체해 기존 아파트 시세는 떨어졌지만, 보금자리주택은 값이 그대로 유지된 탓이다.

    게다가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경우 전매 제한(7~10년), 의무거주 기간(5년)이라는 제한조건도 붙어 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길다면 기다려야

    곳곳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무리해서 2차·3차 보금자리에 청약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보금자리 물량이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 우선 올 12월부터 강남권에서 본청약 물량(전체 분양 물량의 20%가량)이 나온다.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강남 세곡, 서초 우면지구 등 강남권에서만 본청약 물량 567가구가 올 연말과 내년 7월 사이에 공급된다. 위례신도시에서도 내년 6월 588가구, 2차 지구인 강남 세곡2지구와 내곡지구에서도 2012년쯤 총 374가구가 본청약으로 공급된다.

    보금자리 시범지구였던 고양 원흥과 하남 미사 지구도 입지와 가격면에서 경기권 2차 보금자리지구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지역에서도 내년과 2012년 사이에 공급되는 물량이 3007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사전예약 때 부적격자와 당첨포기자가 늘어나면 공급 물량도 늘어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청약저축통장 가입 기간이 5년 이상 된 장기 가입자는 본청약에서도 당첨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강남권 물량이나 시범지구 물량에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3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성남 고등·하남 감일지구도 경기권 2차 보금자리보다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2차례씩 지정돼 공급되는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지구로는 경기도 과천과 강남권 한 곳이 더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청약저축 가입기간만 길다면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실수요자는 경쟁률 낮은 곳 적극 청약 유리

    하지만 모든 청약자가 '강남' 보금자리만 기다릴 수는 없다. 입지가 좋고, 가격이 낮으면 경쟁률도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약저축 가입 기간이 1~2년밖에 되지 않는 청약자는 경쟁률이 낮은 2차 보금자리지구에 적극적으로 청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금자리주택의 가격이 아무리 올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민간 아파트의 공급 가격보다는 10~20% 이상 싸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보금자리지구 주변에 거주하는 소비자나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보금자리주택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은 소비자들은 경쟁률이 낮은 경기권 2차 보금자리지구에 적극적으로 청약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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