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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22 02:44

    지방, 기존 대형 미분양 많아
    "중소형으로 위기 타개하자"
    수도권서도 평형 변경 증가

    부동산 시장의 인기 평형이 중소형으로 재편되면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당초 설계를 바꿔 중소형 물량 비중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대형 평형의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형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것은 ‘자살’ 행위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쌍용건설은 곧 분양예정인 '부산 금정산 쌍용예가'의 평형을 대폭 조정, 중소형 비중을 크게 늘렸다. 당초 쌍용건설은 84㎡(25.4평·이하 전용면적 기준) 250가구 외에 126㎡(38.2평) 46가구, 156㎡(47.3평) 92가구, 211㎡(63.9평) 3가구 등 85㎡ 이하 물량의 비중을 전체 가구 수의 55% 수준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감안해 85㎡ 이하 비중을 81%로 늘리고 나머지는 114㎡(34.5평)짜리 아파트로 채웠다. 중소형 비중을 늘리면서 전체 가구 수는 391가구에서 514가구로 늘어났다.

    쌍용건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평형을 변경하기로 했다"며 "부산에서 공급을 준비 중인 다른 업체도 평형 변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 및 지방에서 아파트 공급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설계를 바꿔 중소형 비중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 위주로 공급해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던 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수도권에서도 중소형 비중을 늘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22일부터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하는 벽산건설의 '서수원 블루밍 레이크'는 당초 101㎡(30.6평) 111가구, 119㎡(36.1평) 70가구, 145㎡(43.9평) 96가구 등 85㎡ 초과 물량이 전체 468가구의 60% 가까이 차지했으나 평형을 조정, 84㎡ 이하의 비중을 71.98%로 높였다. 대형 아파트는 101㎡ 56가구, 119㎡ 72가구, 145㎡ 18가구로 줄어 총 가구 수는 521가구로 증가했다.

    용인 성복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현대산업개발도 사업초기엔 256가구 전부를 126~167㎡(38.2~50.6평) 이상의 대형으로 채울 계획이었으나 84㎡짜리 아파트를 165가구 배치하고 나머지 186가구도 105~124㎡로 면적을 줄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형 평형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고 시장 분양상황 및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평형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지방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만 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거래가 뜸한 상태다.

    투자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지난해 연말 이후 중소형 아파트들의 3.3㎡당 가격이 대형 면적을 앞지르기도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공급면적 165㎡(50평) 이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692만원에서 최근 716만원으로 3.46% 오른 반면 66~99㎡(20~30평) 이하 아파트는 같은 기간 406만원에서 458만원으로 13% 가까이 뛰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중소형 주택은 실수요자가 탄탄하다는 점 외에도 1~2인 가구 수 증가, 다자녀 가구 감소 등 주택수요의 큰 흐름의 변화와도 부합해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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