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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춘 상가분양 봄바람 타네

    입력 : 2010.03.25 03:09

    업체들 "미분양 막자" 분양가격 내리고 연합브랜드 만들어
    판교신도시 중심, 공급·거래 살아나

    아파트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상가 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 상가가 공급되기 시작한 판교신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 상가 공급이 늘고, 거래 건수도 다소 늘어나고 있다.

    2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상업용 건축물 거래량'은 1만1687개 동(棟), 연면적 188만1000㎡로 1월(1만1023동·연면적 176만㎡)에 비해 동 기준으로 6%쯤 늘었다. 지난해 2월까지 상업용 건축물 거래량은 동 수 기준으로 9000건 안팎에 불과했지만, 중반기 이후 꾸준히 1만1000여건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가 시장 분위기는 분양가격이 무섭게 치솟았던 3~4년 전과는 다르다. 당시 상가 시장에선 '분양가 사상 최고치'를 누가 경신하느냐를 두고 경쟁할 만큼 고가(高價) 분양이 유행했다.

    판교 등 인기 지역에서 상가 공급이 늘면서 상가 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날 조짐을 보 이고 있다. 판교에서 분양 중인‘마크시티’상가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방문해 설명 을 듣고 있다. / 쌍용건설 제공
    최근 상황은 정반대다. 분양가도 떨어지고,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업체 간 연합 전선도 형성되고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장경철 이사는 "아파트보다 상가 시장 분위기가 다소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상가도 여전히 소비자가 주도하는 형국"이라며 "최근엔 공급자들이 가격을 낮추고 분양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는 전략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가 공급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판교신도시. 상업용지 비율이 도시 전체 부지의 1.4%에 불과해 상가 시장 전망이 비교적 밝은 곳으로 꼽힌다. 최근 판교에선 여러 상가가 연합해 '브랜드'를 만들어 싼값에 분양하는 전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엑스원 스테이트(X1 State)' 상가는 판교 땅주인들이 대토(代土·보상금 대신 주는 토지)로 받은 토지를 모아 근린상가로 개발한 케이스. 과거엔 규모가 작은 토지에 상가가 각자 브랜드를 달고 무차별적으로 들어서 큰 상권을 형성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상가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가조합을 결성하고 땅 지분을 모아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 상가는 11개 동에 이른다. 몸값도 한껏 낮췄다. 이 상가 분양가는 3.3㎡당 평균 3000만~4000만원 선으로 인근 분당지역 상가의 절반에 불과한 저가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판교에서 쌍용건설이 시공해 분양 중인 '마크시티'도 인근 상가 건물 7개 동이 연합해 공동 브랜드를 내세워 분양에 나섰다. 연면적 4만3017㎡로 315개 점포가 한꺼번에 분양된다. 마크시티 역시 분양가가 인근 분당 상가와 비교해 최대 50% 선까지 낮췄다.

    광교신도시에서도 4개의 상가조합이 모여 상가 4개 동을 공동 브랜드로 선보일 계획이며, 송도지구에선 76개 동 규모의 대형 근린상가를 합동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공동분양·저가 마케팅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판교신도시 상가 분양에서 공동 분양 방식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앞으로 개발되는 대규모 택지지구에선 이런 유형의 마케팅이 상가 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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